중국, 코로나 통제 자신하면서도 일부 관광지 외국인 금지

입력 2020-10-01 14:10
중국, 코로나 통제 자신하면서도 일부 관광지 외국인 금지

화산 등지서 방역 이유로 막아…"어처구니없는 차별에 좌절감"



(베이징=연합뉴스) 김윤구 특파원 = 중국이 사실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종식을 선언했지만, 여전히 일부 관광 명소에서는 방역을 이유로 외국인 입장을 막는 등 차별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5대 명산 가운데 하나인 화산(華山)은 코로나19 발병 이후 외국인 방문을 금지하고 있다.

최근 연합뉴스 기자가 화산 인근의 시안(西安)을 방문했을 때 호텔 컨시어지를 통해 화산 입장이 가능한지 문의했으나 외국인은 아직 화산에 갈 수 없다는 안내를 받았다.

화산 관리 사무소의 관계자도 "외국인은 입장할 수 없다"면서 "외국인 입장 금지가 언제 해제될지는 알 수 없다"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말했다.

유명 여행 앱 트립어드바이저에는 외국인 관광객의 불평이 줄을 이었다.

한 이용자는 항공기와 렌터카로 이동해 일출을 보기 위해 밤 11시에 화산 입구에 도착했지만, 외국인이라 입장을 거부당했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지난 6개월간 중국을 떠난 적이 없고 녹색 건강 코드도 있다"면서 "2시간 동안 설득했지만, 그들은 완고했다. 한밤중에 시안의 호텔로 돌아와야 했는데 슬펐고 좌절감을 느꼈다. 중국에서 받아들여지기 위해 아무리 노력을 하더라도 어처구니없는 차별을 겪게 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코로나19 발병 이후 중국을 떠난 적이 없지만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잠재적 바이러스 감염자로 의심받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지적이 많다.

중국은 지난 3월 말 이후 외국인의 입국을 사실상 금지해왔으며 중국에 입국하는 소수의 외국인도 호텔에서 14일간 격리해야 하는 상황이다.

유명 관광지 외에 일부 박물관도 외국인의 방문을 사절한다.

예를 들어 베이징에 있는 중국과학기술관은 코로나19 이후 관람객이 사전에 예약해야 하지만 신분증 번호가 없는 외국인은 예약할 방법이 없어 관람이 불가능하다.

중국에서는 이미 코로나19 역유입 통제 과정에서 외국인 차별 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

아프리카인이 다수 거주하는 광저우(廣州)에서는 흑인이 집주인에 의해 쫓겨나거나 임의로 격리되는 등 차별 행위가 발생해 중국 주재 아프리카 대사들이 중국 외교부에 항의하기도 했다.

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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