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트럼프 공격하며 "인샬라"…적절성 논란
"약속 어긴다 꼬집었지만, 비하 의미도"
(서울=연합뉴스) 안용수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가 첫 TV 토론회에서 상대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공격하면서 '인샬라'라는 말을 해 적절성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탈세 의혹에 "수백만 달러를 냈다. 자료를 곧 보게 될 것"이라고 해명하자 "언제 볼 수 있나? 인샬라?"라고 꼬집은 것이다.
이슬람권에서 관용구처럼 사용하는 인샬라는 문자 그대로 해석한다면 '만약 신이 원하신다면' 정도로 통한다는 게 CNN의 설명이다.
부모가 아이의 질문에 '인샬라'라고 답한다면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는 의미이며, 시간 약속을 지키지 않았을 경우에는 '인샬라 시간'이라는 표현도 있다고 CNN은 설명했다.
예컨대 아이스크림을 사달라고 아이가 보챌 때 부모가 '인샬라'라고 답한다면 사 줄 생각이 없다는 뜻이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바이든 후보가 '인샬라'를 사용한 것은 문자대로 해석하자면 '신의 뜻에 따라'이지만, 실제로는 '절대 하지 않겠군'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고 한 정치 평론가는 주장했다.
이를 두고 바이든 후보가 세금 문제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을 공격하면서 이슬람권 용어로 핵심을 찌른 것이라고 CNN이 전했다.
바이든의 단어 사용에 수긍하는 시각도 있지만, 경멸적인 표현이었다거나 이슬람 문화에 대한 고정관념에 의지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슬람권에서 인샬라의 실제 의미는 변덕스러운 행동에 핑곗거리를 주는 게 아니라 사람이 통제할 수 없는 부분은 단념한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이슬람계 정치권 인사는 트위터에서 "이슬람인에 대한 폭력이 횡행하는 상황에 바이든 후보가 즉석에서, 그것도 부적절한 용어를 사용해 유감"이라고 말했다.
CBS 뉴스 역시 이슬람권의 반응을 소개하며 "역사적 순간"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제국주의적 발상이고 경멸하는 것"이라는 비판도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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