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열차투어' 선거전…트럼프의 활주로 유세에 맞불
기차 타고 경합주 득표전…코로나19 방역지침 지키고 일정도 늘려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가 30일(현지시간) 기차를 타고 득표전을 벌이는 새로운 선거운동을 선보였다.
'더 나은 재건 열차 여행'이라고 불리는 방식으로, 기차를 타고 경합주의 주요 지역을 이동하며 유권자와 만나고 지지를 호소하는 형태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바이든 후보는 이날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출발해 얼라이언스,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와 그린스버그, 래트로브, 존스타운 등 5곳의 역에 정차했다.
펜실베이니아주는 2016년 대선 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근소한 차로 승리한 대표적인 경합주로, 바이든이 대선 승리를 위해 탈환해야 하는 곳이다.
바이든 후보 입장에서 열차 투어는 하루 2건 이상의 공개 일정이 드물어 선거전의 에너지가 부족하다는 비판을 해소할 수 있는 수단이다.
그는 델라웨어주 연방상원 의원 시절 워싱턴DC로 이동하기 위해 기차를 자주 이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72년 첫 상원의원 당선 후 몇 년간은 델라웨어주에서 의회까지 매일 출퇴근했다고 한다.
자택이 있는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기차역은 자신의 이름을 따서 지었을 정도다.
이번 행사는 중산층 출신의 자신을 부유층의 아들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비교하기 위해 자주 언급하는 '스크랜턴 대 파크 애비뉴' 대비 전략을 강조하는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 스크랜턴은 바이든이 태어난 펜실베이니아주의 시골이며, 파크 애비뉴는 트럼프 대통령이 사업가로서 활동한 뉴욕의 대표적 거리다.
바이든의 열차 투어는 트럼프 대통령의 활주로 격납고 연설과도 대비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트레이드마크처럼 통하던 실내 대규모 유세가 사실상 불가능해지자 고육지책으로 활주로 연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탁 트인 활주로에 놓인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 원'을 배경으로 연단을 설치해 사회적 거리두기 요건을 어느 정도 준수하면서도 일정 규모 인원의 참석을 보장할 수 있다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바이든 후보의 열차 투어 역시 다수 인원을 부르지 않더라도 소규모 유권자를 꾸준히 접촉할 수 있어 방역 지침을 준수하면서도 틈틈이 소형 유세까지 개최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바이든 대선캠프는 워싱턴포스트에 2016년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한 유권자를 바이든 후보와 연결하고, 대통령 당선 시 일자리 창출, 노동자 지원, 경제 재건 등에 관해 얘기할 기회를 주기 위해 고안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jbr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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