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황금연휴 '대이동'…관광지 실명 온라인 예약 '기본'

입력 2020-09-30 07:00
중국, 황금연휴 '대이동'…관광지 실명 온라인 예약 '기본'

코로나19 상황 안정에 제한 완화…황산 등 입장객 늘려

일부 관광지 현장 매표창구 없애고 사전 온라인 판매



(베이징=연합뉴스) 김윤구 특파원 = 중국인들이 8일짜리 국경절 연휴를 앞두고 대이동을 시작한다.

국경절 연휴는 춘제(春節·중국의 설)와 함께 중국의 양대 연휴다. 올해는 국경절인 10월 1일에 중추절(추석)이 겹쳐 연휴 기간이 8일로 지난해보다 하루 늘어났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으로 전국적 대이동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국내외의 격리 조치와 국제선 항공편 격감으로 해외여행이 사실상 힘들어지자 여행 수요는 중국 내로 집중되고 있다.

중국 문화관광부는 이번 연휴 국내 여행객이 5억5천만명(연인원)에 이를 것이라고 지난 27일 예상했다.

다만 빅데이터를 분석하는 룽360의 조사에 따르면 국경절 연휴에 여행 의사가 있는 사람은 예년보다 현저히 감소했다.

지역감염 사례가 장기간 나오지 않는 등 코로나19 상황이 대체로 진정됐지만, 아직 바이러스 전파 우려가 완전히 가시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각 지방정부는 관광지에서 입장객 수 제한, 발열 체크, QR코드 스캔을 통한 방문 정보 등록 등의 엄격한 방역 조치를 계속하고 있다.



실명제 예약은 명소나 박물관 등지를 방문할 때 기본이 됐다.

쓰촨(四川)성 주자이거우(九寨溝) 등 상당수 유명 관광지는 현장 매표창구가 사라졌다. 적어도 하루 전까지는 인터넷으로 예약해야 한다.

많은 관광지는 카카오톡과 비슷한 서비스인 위챗의 공식계정을 통해 예약을 받는다.

자신의 이름과 신분증 번호, 전화번호뿐만 아니라 동행인의 신원 정보까지 모두 입력해야 예약할 수 있다.

신분증도 필요하다. 관광지 입구에서 지하철역 개찰구를 통과하는 것처럼 신분증을 스캔한 뒤 입장한다.

중국 문화관광부는 전국의 5A급 관광지와 중점 4A급 관광지는 시간대별 예약제를 엄격하게 실시하도록 했다.

예를 들어 자금성은 오전 7천명, 오후 5천명으로 나눠 예약을 받는다. 연휴 기간 자금성 입장권은 예약을 받은 지 10분도 안 돼 동났다.

둔황 막고굴(莫高窟) 역시 1∼8일 입장권이 매진됐다.

코로나19 상황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가운데 관광에 대한 제한은 단계적으로 완화되고 있다.

문화관광부는 국경절 연휴를 앞두고 관광지나 공연장 등지에서 최대 수용인원의 75% 이하를 입장시킬 수 있게 했다. 종전까지는 수용 가능 인원의 50%로 제한했었다.

이에 따라 중국의 대표적 명산인 황산(黃山)은 지난 28일부터 하루 최대 입장객 수를 2만5천명에서 3만7천500명으로 50% 늘렸다.

주자이거우는 관광객이 1만7천명에서 2만3천명으로 늘어났다.

다만 다른 곳보다 방역 조치가 엄격한 수도 베이징은 자금성, 이화원 등 명소의 관람객 수를 늘리지 않았다.

일부 지방정부는 소비 진작을 위해 입장료 무료나 할인 행사로 관광객 유치에 나섰다. 쓰촨성은 러산대불 등 190곳이 할인 이벤트를 한다.



예년처럼 연휴 기간 고속도로 소형차 통행료는 무료다.

국경절 연휴 여행에 대해 보건 전문가들은 다소 온도차를 보인다.

중국질병예방통제센터 전염병학 수석전문가 우쭌여우(吳尊友)는 이달 앞서 CCTV에 출연해 "중국 국내에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있는 곳은 환자나 실험실이며 사회에는 바이러스가 없다"면서 국경절 여행에 대해 안심시켰다.

그러나 장원훙(張文宏) 푸단대 감염내과 주임은 이와 관련해 "현재 90% 이상 정상적으로 생활할 수 있다"면서도 "여전히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전국이 국경절 연휴를 맞아 들썩거리지만 대학 캠퍼스는 예외다.

중국 대학생들은 대부분 기숙사 생활을 하는데 약 3천700만명의 학생들이 개강 이후 학교 기숙사에 갇혀 지내고 있다.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조치라고 하지만 교직원 등은 자유롭게 학교를 출입하고 있어 학생들의 원성이 크다.

국경절 연휴 일정을 발표한 대학은 수업 계획을 잡았는데 일부 대학은 학생들이 단 하루도 외출하지 못하게 했다.

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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