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네이버·카카오도 구글 아니면 글로벌 진출 어려웠을 것"
글로벌 총괄 "수수료 30%, 지속 가능한 모바일콘텐츠 환경에 재투자"
"다른 앱장터나 웹 결제 써도 된다…쿠팡·카카오T 등은 영향 없어"
(서울=연합뉴스) 이효석 기자 = 구글은 자사 앱 장터에서 팔리는 모든 콘텐츠 결제액에 30% 수수료를 매기기로 한 이유에 관해 "지속 가능한 글로벌 에코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퍼니마 코치카 구글플레이 글로벌 게임·앱 비즈니스 개발 총괄은 29일 오전 한국 취재진과 온라인 간담회를 열어 이렇게 설명했다.
코치카 총괄의 설명을 요약하면 '구글플레이는 개발자에게는 글로벌 진출 기회를, 유저에게는 편리한 경험을 제공하고 있으며, 수수료 정책이 부당하다고 여기면 구글플레이를 쓰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코치카 총괄은 우선 구글플레이가 콘텐츠 앱 사업자들에게 얼마나 많은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지 설명하는 데 주력했다.
그는 "구글플레이 결제 시스템은 한국 개발자들이 글로벌로 진출할 수 있도록 강력한 툴과 서비스를 제공한다"면서 "우리 플랫폼은 앱·콘텐츠를 190개국 20억명에게 제공하도록 돕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구글플레이는 개발자들이 여러 테스트나 애널리틱스(사용자 현황 분석)도 돌려볼 수 있도록 무상의 툴을 제공하고 있으며, 소비자의 끊김 없는(seamless) 경험을 위해 현지 통화 결제도 지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카카오의 픽코마는 일본 시장에서 상위 10대 앱에 올랐고, 네이버웹툰의 라인 망가 역시 일본에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이런 성공은 구글플레이의 결제 시스템이 아니었다면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코치카 총괄은 "개발자의 성공적인 비즈니스와 유저의 안정적인 콘텐츠 이용을 지속하기 위해 인앱 결제 수수료를 부과하는 것"이라며 "수수료는 전체 생태계에 재투자된다"고 덧붙였다.
코치카 총괄이 또 강조한 것은 구글이 안드로이드의 철학인 '개방성'을 저버리지 않았으며, 구글플레이는 앱 사업자와 사용자들에게 '선택권'을 준다는 것이다.
그는 "안드로이드 기기에서 구글플레이를 반드시 사용할 필요 없다. 다양한 앱 스토어를 활용할 수 있다"면서 "한국에서 제작하는 디바이스의 85%는 이미 2개 이상 앱스토어를 탑재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 갤럭시 스마트폰의 경우 이미 구글플레이와 갤럭시스토어를 선탑재하고 있으며, 이동통신사에 따라 원스토어까지 선탑재하고 있으니 안드로이드 기기상에서 다른 앱 장터를 써도 된다는 설명이다.
코치카 총괄은 콘텐츠 사업자가 같은 콘텐츠를 안드로이드 인앱 결제보다 웹에서 저렴하게 파는 것도 구글은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안드로이드 기기에서 구글플레이를 통해 결제되는 콘텐츠만 인앱 결제와 수수료 30%가 강제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코치카 총괄은 "이번 우리의 조처는 결제 정책을 보다 '명확화'(clarify)하는 것"이라며 "이미 글로벌 개발자의 97%, 한국 개발자의 98%가 우리 정책을 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새 결제 정책은 디지털 재화·서비스에 적용되며 물리적 재화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면서 "마켓컬리, 쿠팡, 카카오T 같은 상품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구체적인 이름을 밝히기도 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생태계를 위해서는 앱 개발자와 크리에이터에게 총 1억달러(1천150억원) 규모를 지원하는 '크리에이트'(K-reate) 프로그램을 새로 준비했다"며 "웹툰·웹소설·음악 관련 앱 개발자의 글로벌 진출을 도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 정부가 전기통신사업법 등 현행법 위반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것에 관한 질문에는 "구글은 항상 모든 국가의 규제를 준수한다"고 답했다.
hy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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