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마약왕 구스만의 첫 탈옥 무대였던 교도소 폐쇄
푸엔테 그란데 교도소 갇혔던 구스만, 2001년 빨래 카트 숨어 탈옥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멕시코 '마약왕' 호아킨 구스만(일명 엘차포)을 비롯해 멕시코 거물급 마약사범들이 수감됐던 연방 교도소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멕시코 정부는 28일(현지시간) 관보를 통해 교정 체계 현대화 작업의 일환으로 할리스코주 푸엔테 그란데에 있는 서부 제2 연방교도소를 폐쇄한다고 밝혔다.
이곳에 있는 1천900명가량의 재소자는 곧 다른 교도소로 이감될 예정이다.
최고 수준의 삼엄한 경비를 갖춘 푸엔테 그란데 교도소는 멕시코의 악명높은 마약 카르텔 두목들이 주로 수감되던 곳이다.
현지 일간 엘피난시에로와 엘우니베르살에 따르면 로스 세타스, 할리스코 신세대 카르텔(CJNG), 시날로아 카르텔 등 주요 조직들의 지도부와 조직원이 이곳을 다녀갔다.
넷플릭스 시리즈 '나르코스 멕시코'의 실제 주인공인 미겔 앙헬 펠릭스 가야르도도 현재 이곳에 수감 중이며, '태평양의 여왕'으로 불린 '마약여왕' 산드라 아빌라 벨트란도 한때 푸엔테 그란데 생활을 했다.
누구보다 유명한 역대 재소자는 현재 미국에서 수감 중인 마약왕 구스만이다.
시날로아 카르텔을 이끌던 그는 1993년 체포돼 20년형을 선고받고 이곳에 수감됐고 이후 2001년 빨래 카트에 숨어 유유히 탈옥하며 최고 수준 경비를 무색하게 했다.
13년간의 도주 생활 끝에 붙잡힌 그는 멕시코시티 외곽에 있는 또다른 최고 경비 시설 알티플라노 교도소에 수감됐다 2015년 1.5㎞ 길이 땅굴로 또 한 번 탈옥했다. 두 번째 도주는 6개월 만에 막을 내렸다.
푸엔테 그란데 수감 시절 구스만이 교도소 관계자들에게 뇌물을 주고 독방에 휴대전화와 술은 물론 매춘부까지 들여올 정도로 '편안한' 생활을 한 것이 뒤늦게 폭로되기도 했다.
당시 교도소에서 구스만을 접견했던 한 변호사는 "그때 엘차포는 교도소의 주인이었다. 마치 우리를 자신의 집에 초청한 것 같았다"고 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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