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프라코어 누가 가져갈까…현대중공업그룹 등 3~4곳 인수 참여(종합)
인수설 부인했던 현대중공업그룹 유력 후보로 부상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두산그룹 구조조정의 '마지막 퍼즐'인 두산인프라코어[042670] 인수전에 현대중공업그룹과 사모펀드(PEF) 등 3~4곳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매각 주간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는 이날 두산중공업[034020]이 보유한 두산인프라코어 지분 36.07%에 대한 예비입찰을 진행했다.
이날 오후 입찰 마감 결과 현대중공업그룹과 MBK파트너스, 글랜우드PE 등이 인수전에 뛰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조만간 숏리스트(최종 후보군)가 추려지고, 두산인프라코어의 기업 가치 등을 따져보는 실사가 이어질 것으로 업계는 전망했다.
이번 예비입찰에는 그동안 두산인프라코어 인수 추진설을 부인했던 현대중공업그룹이 뛰어들어 관심을 끌었다.
그룹 지주사인 현대중공업지주[267250]는 이날 재무적 투자자(FI)인 한국산업은행인베스트먼트(KDBI)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두산인프라코어 매각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위한 예비입찰에 제안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인수 추진설 보도에 "인수를 검토한 사실이 없다"고 공시하며 극구 부인했지만 최근 두산그룹이 두산인프라코어 매각의 걸림돌이었던 두산인프라코어차이나(DICC) 소송에 따른 우발채무를 책임지는 방안을 논의한 것이 알려지면서 참여를 결정했다.
또, KDBI와 손을 잡으며 최대 1조원에 달하는 인수 비용 부담이 준 것도 참여를 이끌었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동종사업을 하는 현대중공업그룹의 참여에 대한 기대를 알면서도 그룹 주력업종인 조선 침체에 따른 어려움 때문에 인수 가능성을 배제했다"면서 "대우조선해양[042660] 인수에 회사의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산업은행의 투자 자회사인 KDBI가 재무적 투자자로서 공동인수를 제안해 재무 부담이 크게 줄어 예비입찰에 참여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업계는 동종 기업인 현대건설기계[267270]를 계열사로 보유한 현대중공업그룹의 인수를 내심 기대하는 눈치다.
전 세계 건설기계 시장 규모가 240조원에 달하는 가운데 국내 건설기계 1위 업체인 두산인프라코어가 사모펀드 등에 넘어갈 경우 국가 핵심기술 유출 등의 우려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이 인수를 위한 자금 여력이 충분한 것도 긍정적이다.
현대중공업지주의 올해 6월 말 연결재무제표 기준 현금과 현금성 자산은 2조2천242억원 수준이다. 현대건설기계도 8천억원 이상의 현금과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이 두산인프라코어를 인수할 경우 국내 건설기계 시장은 두산인프라코어를 인수한 현대건설기계와 볼보건설기계의 '빅2' 체제로 재편된다.
다만 두산인프라코어 경영이익의 60% 이상이 나오는 두산[000150] 밥캣이 이번 매물에서 빠지면서 세계 5위권으로 부상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7~8위권 정도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일단 현대중공업그룹이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로 부상했다"면서 "두산인프라코어를 인수해 시장점유율 확대 등 시너지를 노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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