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20m 메가 쓰나미' 가능성 발표에 불안감↑
자바섬 남부 메가스러스트 가능…인니 정부 "겁내지 말라"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인도네시아 자바섬 남부에 대지진이 일어나 최고 20m 높이 '메가 쓰나미'가 발생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많은 시민이 불안감을 표출하자 "가능성일 뿐이니 너무 겁내지 말라"고 진정시키고 있다.
28일 안타라통신 등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합동연구팀은 이달 17일 세계적인 과학전문지 네이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자바섬 남부의 지진공백역에서 오는 메가스러스트 지진과 쓰나미 예상'이란 제목의 논문을 발표했다.
연구는 반둥공대와 인도네시아 기상기후지질청(BMKG), 해양수산부가 수행했다.
메가스러스트(megathrust·대지진)는 하나의 지각판이 다른 지각판 밑으로 들어가면서 응축된 에너지가 폭발해 발생하는 규모 9 안팎의 강진을 뜻하고, 대형 쓰나미를 동반한다.
지진공백역(Seismic gap)은 과거에 지진 활동이 활발했음에도 장기간 지진 활동이 없는 지역을 뜻한다.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가 있는 자바섬 아래에는 인도-호주판과 유라시아판이 충돌하고 있다.
해당 구역에선 인도-호주판이 유라시아판 아래로 연간 60∼70㎜씩 밀려들어 가는 현상이 관측되며 이 과정에서 축적된 에너지가 분출하면 규모 9 안팎 대지진이 발생할 것이란 주장이 계속됐다.
자카르타는 네덜란드의 식민지로 인구가 많지 않던 시절인 1699년에도 규모 8.0 이상으로 추정되는 강진이 발생해 다수 건물이 무너지고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번에 발표된 논문을 보면 연구팀은 기상기후지질청의 지진 기록과 GPS 자료를 분석한 결과 자바섬 남부에 장기간 지진 공백이 뚜렷한 점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여러 시나리오를 가지고 쓰나미 발생 모델링을 했는데, 가장 나쁜 시나리오는 자바섬을 가로지르는 두 개의 대지진이 동시에 발생하는 경우다.
이 경우 서부 자바와 동부 자바의 남쪽 해안에 최고 20m와 12m 높이의 쓰나미가 덮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바섬 전체 남쪽 해안의 평균 쓰나미 높이는 4.5m로 예상됐다.
쓰나미 발생 가능성은 모델링이 가능하지만, 쓰나미의 도착 소요 시간은 지진이 실제 발생한 뒤에만 계산될 수 있다.
2004년 12월 26일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아체주 앞바다에서 9.1 강진이 발생, 최고 30m에 이르는 쓰나미가 수마트라섬 서부해안은 물론 인도양 연안 12개국을 강타해 23만명이 사망하는 등 인도네시아에서는 쓰나미가 반복해서 발생하고 있다.
이번 연구 결과가 발표되자 인도네시아 네티즌들은 '20m 쓰나미를 무슨 수로 대비하느냐'며 불안감을 표출했다.
이슬람 신자들 사이에서는 재난을 피하기 위한 기도문까지 나왔다.
기상기후지질청은 27일 "최악의 시나리오를 발표했을 뿐 대중을 공포에 빠트리려 한 것이 아니다"라며 "가능성일 뿐이다. 반드시 일어난다는 것이 아니니 너무 겁내지 말라"고 성명을 내놓았다.
이어 "연구를 한 것은 (메가쓰나미) 가능성을 알고, 최대한 준비하자는 목적"이라며 "누구도 신을 앞지를 수는 없지만, 인간은 계산할 줄 안다. 우리는 최악의 시나리오와 영향력을 계산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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