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외교장관 "다자주의 작동 못 하는 이유는 미중러 탓"

입력 2020-09-28 00:53
프랑스 외교장관 "다자주의 작동 못 하는 이유는 미중러 탓"

루이뷔통 서한 논란에는 "프랑스 이익 지키는 게 나의 임무"



(파리=연합뉴스) 현혜란 특파원 = 장이브 르드리앙 프랑스 외교부 장관이 오늘날 세계질서에서 다자주의가 제대로 어깨를 펴지 못하는 근본 원인을 미국과 러시아, 중국에서 찾았다.

르드리앙 장관은 27일(현지시간) 일간 르파리지앵과 인터뷰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제75차 유엔총회 연설에서 강조한 다자주의가 요즘과 같은 시대에 제 기능할 수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이같이 답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는 국제 협력을 잇달아 파기하고 있고, 러시아는 다자주의 기능을 방해하면서 결정을 내릴 수 없게 만들고 있으며, 중국은 자국의 이득을 챙기는 데 다자주의를 이용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미국이 다자주의에서 소화해야 하는 역할이 상당한데 트럼프 정부가 자꾸 발을 빼다 보니 "큰 방해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민주당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하면 세상이 더 믿을만해 지리라 보느냐는 질문에는 "선거 절차가 진행 중이니 가능한 잘 되기를 희망해보자"는 말로 답을 갈음했다.

이어서 '걱정이 되는 건가' 묻자 르드리앙 장관은 "미국은 오랜 민주주의 국가로, 규칙을 존중하는 나라였다"고만 답했다.

중국과 러시아가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신뢰성을 두고는 세계보건기구(WHO)가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 백신이 진정 인류의 공동 이익을 위해 만들어졌는지 보증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WHO가 해야 한다"며 "백신 개발에는 국제적인 협력이 필요하지 민족주의는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말했다.

자신의 이름으로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에 미국 보석 업체 티파니 인수를 미루라고 보낸 서한이 부적절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프랑스의 이익을 지키는 게 나의 임무"라고 설명했다.

프랑스와 미국이 무역 협상 과정에서 갈등을 빚고 있다는 점은 모두가 아는 바였기에 현시점에서의 정치적 평가를 LVMH에 전달하는 게 자신의 역할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프랑스의 국제관계를 조율하는 수장으로서 LVMH뿐만 아니라 토탈, 베올리아와 같은 프랑스 대기업 수장과 정기적으로 연락을 주고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run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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