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내년 리우카니발 전면보류…퍼레이드 이어 거리행사 연기
역대 3번째…"코로나19 백신 접종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개최 어려워"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내년 브라질 카니발 축제가 제때 열리지 못하게 됐다.
25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리우데자네이루시의 삼바학교연합(Liesa)이 전날 카니발 퍼레이드 경연을 연기하기로 한 데 이어 이날은 거리행사를 주관하는 10여개 단체가 연기를 결정했다.
이에 따라 리우 시내 삼바 전용경기장인 삼보드로무에서 펼쳐지는 퍼레이드 경연과 거리행사가 모두 전면 보류됐다.
리우 카니발 축제가 연기된 것은 1892년과 1912년에 이어 세 번째다. 1892년에는 쓰레기 처리 문제로 개최 시기가 여름보다 겨울이 좋다는 주장이 제기돼 연기됐고, 1912년엔 오늘날의 브라질 국경을 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히우 브랑쿠 전 외교부 장관의 사망에 따른 추모 분위기 때문에 늦춰졌다.
삼바학교연합은 코로나19 때문에 내년 2월로 예정된 퍼레이드 경연을 안전하게 개최하는 것이 불가능해졌다며 무기한 연기를 전날 발표했다.
조르지 카스타녜이라 삼바학교연합 회장은 "내년 카니발 축제 이전에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이뤄질지 불투명한 상태에서 대규모 인파가 모이는 행사를 개최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코로나19 상황을 주시할 것이며, 퍼레이드는 취소된 게 아니라 연기된 것"이라고 말해 여건이 되면 퍼레이드 경연을 개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거리행사 주관 단체들 역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이뤄지고 국민에게 항체가 형성되기 전까지 행사를 열기는 어렵다며 연기 이유를 밝혔다.
단체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백신이 없으면 내년 카니발 축제를 개최하기는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말해 내년 카니발 축제가 아예 무산될 가능성도 언급했다.
앞서 상파울루시 당국은 코로나19 사태를 이유로 내년 카니발을 연기하기로 했다.
브루누 코바스 상파울루 시장은 새로운 카니발 축제 일정이 내년 5월 말이나 6월 초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으나 실현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브라질 카니발 축제는 전국의 도시에서 열리지만, 그중에서도 '삼바의 본고장' 리우와 최대 도시 상파울루, 아프리카 문화의 흔적이 많이 남아 있는 사우바도르, 유네스코 지정 세계역사유적지구인 북동부 헤시피·올린다 등에서 벌어지는 행사가 유명하다.
올해 카니발 축제는 2월 15일부터 거리 행사로 시작됐고 3월 초까지 축제 분위기가 이어졌다.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카니발 축제를 취소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으나 공론화되지는 못했고, 이후 코로나19가 빠른 속도로 확산하면서 뒤늦게 카니발을 취소하지 않은 것을 탓하는 지적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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