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혼자산다' 새 경쟁자는 e스포츠…예능 만드는 게임사들
WCG, KBS와 예능 '위캔게임' 제작…안정환·이을용·딘딘 등 출연
LoL도 오디션 예능 성료…"예능 발판 삼아 콘텐츠 기업으로 도약"
(서울=연합뉴스) 이효석 기자 = 게임을 넘어 종합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으로 도약하고자 하는 게임 기업들이 지상파·유튜브 등에서 예능 콘텐츠를 선보이며 새로운 실험에 나서고 있다.
27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스마일게이트 자회사인 국제 e스포츠 대회 전문 기업 WCG(월드사이버게임즈)는 KBS와 함께 게임 예능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10월 9일 밤 11시 15분 KBS2TV에서 방영될 '위캔게임(We Can Game)'은 게임과 e스포츠를 통해 여러 세대가 소통하는 모습을 그리는 예능 프로그램이다.
위캔게임의 한 코너 'e런 축구는 처음이라'에서는 2002 한일 월드컵 스타인 안정환·이을용 전 프로축구선수가 축구 게임에 도전한다.
다른 코너 '찐 가족오락관'에서는 가수 딘딘 모자와 홍성흔 전 프로야구선수 가족이 게임으로 소통하면서 세대를 넘어 공감하는 모습을 그릴 예정이다.
게임업계에서는 '위캔게임'이 원래 '유희열의 스케치북'이 방영되던 시간대에 편성된다는 점을 주목한다.
'위캔게임'은 최고 인기 예능 프로그램인 MBC '나 혼자 산다'와 동시간대에 경쟁하게 된다.
방송가에서는 이처럼 게임·e스포츠 관련 프로그램의 가능성에 점점 주목하고 있다.
과거 SBS '게임쇼 즐거운 세상', KBS '게임정보특급', MBC '줌인 게임천국' 등 게임 정보를 소개하는 지상파 프로그램이 있었으나, 심야·새벽 시간대에 편성된 탓에 큰 관심을 받지는 못했다.
이후 2016∼2018년 방영된 SBS '게임쇼 유희낙락'과 2018년 MBC '비긴어게임'이 다양한 게임을 폭넓은 시청자층에 소개하며 적지 않은 시청률을 보였다.
지난해 KBS '왕좌e게임'은 현재 최고 인기 게임인 '리그 오브 레전드'(LoL)를 지상파 예능에서 본격적으로 선보이는 실험을 했다.
국제 e스포츠 대회 전문 기업인 WCG가 지상파 예능프로그램 제작에 뛰어든 배경에는 최근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도약하고자 하는 모기업 스마일게이트가 있다.
스마일게이트는 올해 자사 주력 게임 '크로스파이어'를 소재로 464억원 규모의 제작비를 투입한 중국 드라마를 만들었는데, 중국 드라마 순위 3위에 오르는 등 흥행에 성공하기도 했다.
LoL 개발사인 라이엇게임즈는 최근 아프리카TV와 함께 LoL 오디션 예능 프로그램 '롤 더 넥스트(LoL THE NEXT)'를 선보여 콘텐츠 플랫폼으로서 가능성을 입증했다.
롤 더 넥스트는 8∼9월 총 7회로 방송하면서 유튜브에서만 관련 영상 누적 조회 수 75만회를 넘기며 흥행했다.
차세대 LoL 유망주를 찾는 오디션 프로그램 형태였는데, 프로게이머 지망생부터 고등학생·대학생·교사 등 다양한 출연자가 참가하면서 신선한 재미를 연출했다.
라이엇게임즈 관계자는 "롤 더 넥스트 시즌2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면서 "방송 콘텐츠를 앞으로도 지속해서 기획할 예정"이라고 예고했다.
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예능 프로그램은 대중에게 가장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콘텐츠"라며 "게임사의 예능 진출은 자사 게임을 하지 않는 사람에게 게임을 알리는 수단이 되는 동시에 콘텐츠 플랫폼으로 성장하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hy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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