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뢰 찾아 사람 생명 구한 쥐 용감한 동물 금상 받아
지금까지 찾아낸 지뢰 39개·불발탄 28개
사람이 1∼4일 걸리는 면적 20분만에 탐색
올해 7살로 은퇴 앞두고 있어
(서울=연합뉴스) 홍준석 기자 = 수년간 캄보디아 등 위험지역에서 지뢰탐색 업무를 수행해온 쥐 '마가와'가 용감한 동물로 인정받아 금메달을 목에 건다.
마가와는 25일(현지시간) 영국 동물구호단체 PDSA(People's Dispensary for Sick Animal)로부터 캄보디아에서 지뢰를 찾아내 생명을 구한 공로로 금메달을 받게 됐다고 BBC 방송 등이 보도했다.
메달에는 "용감하거나 헌신적으로 임무를 수행한 동물에게"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지금까지 이 메달을 받은 동물은 30마리다. 쥐로서는 마가와가 처음이다.
마가와는 몸무게 1.2㎏에 길이 70㎝로 설치류 중에서는 큰 편이지만 지뢰를 밟아도 터지지 않을 정도로 충분히 작고 가볍다.
마가와는 아프리카 동부 탄자니아에서 태어났으며 벨기에 비정부기구 아포포(Apopo)로부터 지뢰탐지 훈련을 받았다.
아포포는 마가와와 같은 아프리카 주머니쥐들을 1년간 지뢰를 탐지하거나 질병인 결핵을 감지할 수 있도록 훈련한 후 자격증을 준다.
또 지뢰탐지쥐들이 지뢰 폭약에 있는 화합물을 찾아낼 수 있도록 훈련한다.
크리스토프 콕스 아포포 사무국장은 쥐들이 영리하며 반복적인 업무에 능숙하다면서 쥐들이 지뢰를 잘 찾아낼 수 있는 이유를 설명했다.
이로 인해 지뢰탐지쥐들은 고철이나 깡통 같은 금속을 걸러낼 수 있으며, 화합물을 감지한 곳을 긁어 사람에게 신호를 보낸다.
마가와는 테니스 코트만 넓이 지역을 20분 만에 탐색할 수 있다. 사람에게는 1∼4일 걸리는 면적이다.
마가와는 지금까지 14만1천㎡ 이상의 면적에서 지뢰 39개와 불발탄 28개를 찾아냈다.
이제 7살로 은퇴를 앞두고 있는 마가와는 하루에 30분씩만 지뢰제거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콕스 사무국장은 "메달을 받는 것은 지뢰로 인해 고통받는 모든 사람에게 정말 큰 영광이다"고 소감을 밝혔다.
잰 매클로플린 PDSA 회장은 "아포포와 마가와가 해낸 일들은 정말로 특별하고 놀라웠다"면서 "그는 지뢰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들의 삶을 바꿔주고 목숨을 구해줬다"고 말했다.
마가와의 메달 수여식은 PDSA 홈페이지를 통해 방송될 예정이다.
지뢰제거에 기여하고 있는 비정부기구 '헤일로 트러스트'(NGO Trust)에 따르면 1979년 이후 캄보디아에서는 약 2만5천명이 지뢰를 밟고 수족을 잃었으며, 6만4천여명이 희생되거나 다쳤다.
동남아시아 지역에는 아직 최대 600만개의 지뢰가 묻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월 한반도 이외 지역에서 대인지뢰를 사용하지 않겠다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정책을 폐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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