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미시간호변 다람쥐 사체 100마리…왜 강을 건너려 했을까

입력 2020-09-25 09:32
수정 2020-09-25 10:21
미 미시간호변 다람쥐 사체 100마리…왜 강을 건너려 했을까

'격년결실' 따른 먹이 부족과 연관 가능성



(시카고=연합뉴스) 김현 통신원 = 미국 미시간주 미시간호변의 인기 관광명소에서 흔히 다람쥐로 불리는 북미산 청설모 사체들이 잇따라 발견돼 관심을 모았다. 지금까지 발견된 것만 모두 100여마리다.

24일(현지시간) AP통신과 지역언론에 따르면 최근 미시간주 서단 그랜드 헤이븐 주립공원의 미시간호숫가 모래사장으로 청설모 사체가 연이어 휩쓸려와 방문객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전문가들은 청설모들이 인근에 있는 그랜드 강을 건너다 익사한 후 미시간호변까지 쓸려 내려온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미시간주 천연자원부 소속 야생생물학자 닉 칼레지스는 그랜드 헤이븐 주립공원에서 발견된 청설모 사체가 100여 마리에 달한다면서 "청설모는 필요에 따라 수영을 할 수 있지만, 아주 능하지는 않아 매번 목표를 달성하지는 못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동물의 사체를 보는 건 괴로운 일이고, 동물들이 무탈하기를 바라지만 지나치게 놀랄 일은 아니다. 과거에도 유사한 일들이 있었다"면서 "이번 상황이 너무 오래가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청설모들은 왜 목숨을 걸고 강을 건너려 했을까.

칼레지스는 "식량 부족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일각에서는 참나무가 도토리 열매를 한해는 많이 다른 한해는 극히 적게 맺는 격년결실을 하는 점을 들어 '지난해 도토리가 풍년이었던 것과 관계가 있지 않을까' 추측해보고 있다.

그는 "앞서 1968년에도 그랜드 헤이븐 지역에서 의문의 청설모 떼죽음 사건이 보고된 바 있다"면서 이런 일은 1780년대부터 미국 곳곳에서 이따금 일어났다고 부연했다.

다람쥣과에 속한 청설모는 미시간주를 포함한 북미 지역에 매우 흔한 동물이다. 숲 지대는 물론 주택가 뒷마당에서도 매일 볼 수 있다.

미시간주 천연자원부는 "미시간주에 서식하는 다람쥐 종류만 9종"이라며 "이들은 겨울잠에 들 준비를 하는 가을철에 평소보다 훨씬 더 많은 양을 먹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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