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시노백, 코로나 백신 개발 자신감…"국제표준 준수"
외신에 개발상황 공개, 연간 백신 3억개 생산 가능 주장
백신 신뢰도엔 '의문'…직원 숙련도·위생관리 미흡
(베이징=연합뉴스) 김진방 특파원 = "우리가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은 4개국에서 임상 3상 시험을 진행 중이고, 국제 표준을 철저히 준수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백신 개발 업체인 시노백(Sinovac·科興中維) 인웨이둥(尹衛東) 대표는 24일 외신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백신 개발 상황 발표회에서 올 연말까지 백신 상용화에 대한 자신감을 표했다.
이날 오후 2시 베이징 외곽 다싱(大興)구에 있는 시노백 본사에서 열린 이번 행사에는 중국 주재 외신 30여개사가 참석했다.
발표회장 내부에는 시노백에서 개발한 '코로나백'(Coronavac)이라는 이름의 코로나19 백신이 완제품 형태로 전시돼 있었다.
인 대표는 "올해 1월부터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착수해 현재 브라질, 인도네시아, 터키, 방글라데시아 등 4개국에서 3상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중국 자체 표준뿐 아니라 GLP, GCP, GMP 등 국제 표준에 충족하는 백신을 개발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시노백의 백신은 상온에서도 효능이 유지되고, 노령층에도 효능이 제대로 발현된다"면서 "특히 백신 접종 후 코로나19 주요 증상인 발열이 나타나는 접종자는 전체 3.3%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인 대표는 언제쯤 일반인에게 시노백이 개발한 백신을 접종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아직 중국 내에서는 대규모 감염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중국 내에서 일반인에게 접종이 가능할지는 불확실한 상황"이라며 "브라질이나 인도네시아의 경우 3상 임상을 마치고 승인이 떨어지면 내년 초에 대규모 접종이 가능하다"고 답했다.
시노백 측은 발표회가 끝난 뒤 본사 내에 있는 백신 생산 시설과 연구 실험 시설을 외신에 공개했다.
올해 9월 기준 시노백의 백신 생산 능력은 연간 3억개로, 중국뿐 아니라 해외 수요에도 대응이 가능한 수준이다.
시노백 본사 내에 설립된 생산 시설은 4층 규모로 층당 면적은 3천㎡다. 이 시설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착공해 6개월 만에 완공됐다.
직접 확인한 시노백 백신 생산 시설은 인 대표의 자신감 넘치는 발표와 달리 조금은 미흡해 보였다.
취재진은 시노백 측 관계자의 안내에 따라 마지막 생산 단계인 포장 라인을 참관했다.
200㎡ 남짓의 공간에 마련된 이 라인에서는 완성품으로 나온 백신 앰풀을 200개 단위로 박스에 포장하는 과정이었다.
아직 대량 생산에 들어가지 않아서인지 라인에서 일하는 직원의 수도 적었고, 직원 숙련도 역시 낮았다. 또 백신 생산 시설에서 가장 중요한 위생 관리도 부족해 보였다.
생산 라인 직원들은 파란색 가운과 머리에 위생 모자를 쓰긴 했지만, 취재진 앞에서도 백신 앰풀을 위생 장갑을 끼지 않은 채 만졌다.
연구시설 역시 아직은 제대로 모습을 갖추지 못했다.
백신에 관한 실험이 이뤄지는 연구동은 본사 건물 5층에 설치돼 있었다.
전체 면적은 3천㎡로 실험 분야에 따라 소규모 연구실이 병렬 배치된 형태였다.
실험실 모니터나 집기 대부분은 전원이 꺼져 있었고, 일부 실험이 진행되는 실험실 역시 소수의 연구원만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연구동 관계자는 아직 실험실이 제대로 세팅이 되지 않았느냐는 연합뉴스 기자의 질문에 "그날그날 실험 일정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일부 실험실에는 연구원이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참관을 마친 뒤 인 대표에게 백신 개발이 마무리되면 어느 정도 가격대에 공급이 가능하냐고 묻자 "주문량과 주문 시기에 따라 백신 가격이 달라질 것"이라며 "국가마다 공급 가격은 달라지겠지만, 분명한 것은 중국 백신은 가격 경쟁력이 있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시노백의 코로나19 백신은 1, 2, 3상 임상 시험 기간 모두 1만여명에게 접종됐으며, 해외 파견자와 자사 직원을 대상으로 한 긴급 접종자 수는 수 만명에 달한다.
china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