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오도 사건' 무죄 확정됐지만 보험금 17억은 민사로 다툴듯
보험업계 "형사 무죄확정에도 관련 보험금 민사소송서 달리 결론나기도"
(세종=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 '캄보디아 만삭 아내 사망사건'과 마찬가지로 거액의 보험금이 걸린 '금오도 아내 사망사건'에서도 남편의 무죄가 확정됐으나 보험금 지급 여부는 민사 재판에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24일 대법원 2부는(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살인·자동차매몰 혐의로 기소된 A(52)씨의 상고심에서 살인 혐의는 무죄,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치사) 금고 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A씨는 2018년 12월 31일 오후 10시께 전남 여수시 금오도 한 선착장에서 아내 B(사망 당시 47)씨를 제네시스 승용차와 함께 바다에 추락시켜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1심에서는 무기징역이 선고됐지만 2심은 살인 혐의에 대해 무죄로 뒤집혔고, 이날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아내 B씨는 사망 2개월 전 남편 A씨를 수령자(수익자)로 하는 보험 2건에 가입하는 등 아내의 사망으로 A씨가 받게 될 보험금은 3개 손해보험사를 합쳐 17억원이나 된다.
피고인 A씨는 이 3개 보험사 중 계약 보험금이 가장 큰 곳에서 보험설계사로 일하기도 했다.
피고인 A씨의 보험설계사 이력에다 아내 B씨가 숨지기 한달 전 보험계약 수익자를 A씨로 변경한 점 등 곳곳에서 범죄 정황이 포착됐으나 이날 대법원은 "고의적 범행이 아닐 여지를 확실하게 배제할 수 없다"며 무죄 결론을 내렸다.
A씨가 살인혐의 형사재판에서 무죄 확정을 받았다고 해서 자동으로 보험금을 수령할 권리가 생긴 것은 아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형사소송에서 무죄 판결을 받고도 연계된 보험금 지급 민사소송에서 보험금 부(不)지급이나 부분지급 결정이 내려진 판례가 있다"며 "보험금 지급을 다투는 민사 재판부는 계약 경위와 사건 전개를 두루 살펴 보험금을 노린 부정 가입에 해당하는지 판단해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B씨의 계약 보험사는 판결문을 충분히 검토하고 A씨의 향후 행동에 따라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A씨는 보험금 지급을 요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하지는 않은 상태다.
계약 보험금이 11억원인 보험사의 관계자는 "아직 판결문을 꼼꼼하게 검토하지 못해 보험금 지급에 대해 말할 단계가 아니다"면서도 "A씨가 보험금 지급 청구소송을 제기한다면 회사가 피고로서 소송에 대응하게 되고 그렇지 않다면 회사가 채무 부존재 소송을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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