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토안보 장관 지명자 "백인우월주의는 미국에 치명적 위협"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내부고발자의 "경시" 주장 적극 부인
(서울=연합뉴스) 문다영 기자 = 미국 국토안보부(DHS) 장관 지명자인 채드 울프 현 장관대행이 백인 우월주의자들의 폭력성이 미국에 위협이 될 정도로 심각하다는 점을 인정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의 이번 발언은 이달 초 제기된 "울프 장관대행이 백인 우월주의자들의 폭력적 행위를 경시하고 있다"는 국토안보부 내부고발자의 주장을 부인한 것이다.
지난 8월 장관으로 지명된 울프 장관대행은 이날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백인 우월주의 집단의 극단적 폭력성은 최근 수년간 미국이 직면한 "가장 지속적이고 치명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울프 장관대행은 또 백인 우월주의자들의 폭력을 경시한다는 내부고발자의 주장이 "명백히 거짓"이며 "날조"라고 해명했다.
그는 지난 7월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하는 등 인종차별 반대 항의 시위가 격화된 데 대해서는 "무정부적 사상을 가진 사람들이 포틀랜드 연방법원을 노리고 있었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이같은 발언에 대해 대릴 존슨 전 국토안보부 분석가는 "울프 장관대행이 백인 우월주의자들의 위협을 심각하다고 인정했다"며 "말로만 할 것이 아니라 실제 행동으로도 이어갈지 두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부 고위 관계자들은 지난여름 내내 이어진 전국적 인종차별 반대 시위에서 발생한 폭력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이에 민주당 진영은 울프 장관대행이 무정부주의자나 좌파 활동가들의 위협만 지적할 뿐, 백인우월주의자가 일으키는 위험은 인정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한편 크리스토퍼 레이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은 지난주 국회 청문회에 출석해 "FBI는 몇 달 간 이어진 인종차별 반대 시위와 경찰의 폭력행위에 대해 여러 건의 조사를 하고 있다"며 "그 중 상당수는 백인 우월주의 단체와 관련된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미국 법무부는 인종차별 항의 시위가 발생한 뉴욕시와 시애틀시, 오리건주 포틀랜드시 등 3곳에 대해 민주당 소속 주지사나 시장이 폭력 상태를 방치하고 있다며 연방정부 자금 지원 철회를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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