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日스가 오늘 첫 통화할 듯…징용문제 실마리 찾을까

입력 2020-09-24 07:41
문대통령-日스가 오늘 첫 통화할 듯…징용문제 실마리 찾을까

한국 '대화를 통한 해결' 원칙…일본, 경직된 태도 벗어날지 주목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문재인 대통령과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가 24일 첫 전화회담을 가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양국 정상이 어떤 대화를 나눌 것인지에 관심이 쏠린다.

요미우리(讀賣)신문과 NHK 등 일본 언론은 문 대통령과 스가 총리가 이날 전화회담을 하는 방향으로 양국 정부 간 긴밀한 조율이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청와대와 외교부는 공식 확인을 하지 않았으나 양국 정상의 통화가 이뤄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만약 통화가 이뤄지면 문 대통령과 스가 총리가 양국을 대표하는 입장에서 나누는 첫 직접 대화가 된다.

스가 총리가 이달 16일 취임한 것을 계기로 한 대화이므로 두 정상은 한일 관계 발전을 위한 협력 의지를 표명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문 대통령은 스가 총리에게 취임을 축하하는 서한을 보내 일본이 "기본적 가치와 전략적 이익을 공유할 뿐 아니라 지리적·문화적으로 가장 가까운 친구"라고 규정하고서 "재임 기간 중 한일관계를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자"고 제의했다.

스가 총리는 사흘 만에 보낸 답신에서 한일 양국이 "중요한 이웃 나라"라며 "어려운 문제를 극복해 미래지향적 한일 양국 관계를 구축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최근 한일 관계의 최대 현안이 된 일제 강점기 징용 피해자 문제 및 관련 사법 절차에 관해 두 정상 사이에 대화가 이뤄질지가 특히 주목된다.

스가는 총리는 취임 전인 이달 초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일 청구권 협정이 한일 관계의 기본이며 한국의 국제법 위반에 철저히 대응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이는 징용 판결이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 위반이고 징용 문제는 한국이 해결해야 한다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의 주장과 맥을 같이하는 발언이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문 대통령과 스가 총리의 대화에서 징용 문제 해결을 위한 돌파구가 당장 마련될 가능성이 크지는 않아 보인다.

다만, 첫 대화에서 양국 정상이 향후 적극적으로 대화할 의지를 확인한다면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있다.

문 대통령은 그간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자고 제의했으나 아베 전 총리는 한국이 해결해야 한다며 공을 한국에 떠넘겼다.

스가 총리가 이런 경직된 태도에서 벗어나 한국과 함께 해결책을 모색할 의지를 표명할지도 관심사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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