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터 차 "한중일 코로나19 협력은 북한 유인 중심축…유용"

입력 2020-09-24 04:32
빅터 차 "한중일 코로나19 협력은 북한 유인 중심축…유용"

'동북아보건협력체' 文대통령 제안에 "긍정적 다자협력 모델"

수미 테리 "방한 폼페이오 北자극 안할 것…'옥토버 서프라이즈' 가능성 작아"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변덕근 특파원 = 문재인 대통령이 제안한 동북아 보건 협력체가 세계적 리더십이 실종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속에서 긍정적인 다자협력 모델이 될 수 있다는 미국 전문가의 평가가 나왔다.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빅터 차 한국석좌는 23일(현지시간) 화상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 제안에 대한 질문에 "지금 체제에서 어떠한 강대국의 리더십도 보지 못했기 때문에 세계적 대유행으로 야기된 위협 상황이 왔을 때 다자협력을 보는 것은 좋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것이 세계 보건에서 한국에 의한 중견국의 노력이라면 나는 전적으로 찬성할 것이며, 그런 측면에서 모종의 주도권을 보고 싶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전날 제75차 유엔총회 화상 기조연설에서 "코로나 이후의 한반도 문제 역시 포용성을 강화한 국제협력의 관점에서 생각해주길 기대한다"며 남북한과 중국·일본·몽골이 참여하는 '동북아시아 방역·보건 협력체'를 제안했다.

문 대통령의 제안에 미국이 없는 대신 중국이 포함돼 있어 제대로 기능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차 석좌는 "미국이 이번 제안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것은 동맹에 대한 불신의 신호는 아니라고 본다"며 "미국 우선주의를 주장하는 트럼프 행정부는 다자 노력에 관심이 없다는 것을 꽤 분명히 밝혀왔다"고 설명했다.

특히 "대유행과 관련해 한중일 사이에 공유할 정보가 많다고 생각한다"며 "이것은 북한을 끌어들이기 위한 중심축이며, 유용한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존 닐슨 라이트 케임브리지대 교수는 영국에서는 공통된 코로나19 조치 시행에 합의하는 데도 어려운 점이 있다는 측면을 거론하며 "대유행 속에 여러 정부 간 협력은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 노력에는 박수를 보낸다"고 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내달 초 한일 양국 방문에서 어떤 대북 메시지를 내놓을 것인지에 대해 수미 테리 CSIS 선임연구원은 "미 정부는 적어도 대선까지는 북한이 도발하지 않게 동기부여하고 있기에 북한을 자극하지 않을 것"이라며 "동맹과의 협력이나 대화가 열려 있다는 식의 포괄적인 말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또 북한이 역대 미국 대선을 전후해 도발을 적지 않게 해왔다며 "도발 형태로의 '옥토버 서프라이즈'(October Surprise) 가설엔 동의하지만, 올해는 보통 때 같은 선거 해가 아니다"라며 그 가능성을 낮게 봤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보다 현 정부와 거래하고 싶어하기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바라며, 따라서 적어도 대선 전에는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는 없을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honeyb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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