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폭발물 찾던 탐지견, 코로나 19 감염자도 가려낼까

입력 2020-09-23 17:10
수정 2020-09-23 17:13
마약·폭발물 찾던 탐지견, 코로나 19 감염자도 가려낼까

핀란드 헬싱키 공항에 훈련받은 개 배치 '확진자 탐지' 실험

"PCR 검사보다 정확…잠복기 감염자도 찾아내"…두바이 실험에선 정확도 90%



(서울=연합뉴스) 문다영 기자 = 핀란드에서 마약이나 폭발물을 찾아내던 탐지견을 이용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진자를 가려내는 실험이 진행된다.

워싱턴포스트(WP)는 22일(현지시간) 핀란드 연구진이 헬싱키 공항에 탐지견을 배치해 코로나 19 확진자를 찾아내는 실험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실험을 주관하는 헬싱키 대학교 연구진은 "실험을 통해 코로나 19 확진 판단에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찾으려 한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탐지견은 10초 이내에 코로나 19 감염 여부 결과를 알려준다. 여행객이 (코로나 검사를 위해) 할애하는 시간은 1분 미만"이라고 설명했다.

미국과 아랍에미리트(UAE) 등에서도 개를 이용한 코로나 19 탐지 실험이 진행되고 있는데, 실험 규모는 핀란드가 최대다.

앞서 두바이 보건당국은 올여름 공항 이용객의 땀 샘플을 임의로 채취해 개에게 코로나 19 확진자를 식별하는 실험을 했으며 90% 이상의 정확도를 보였다.

이와 마찬가지로 핀란드 연구진도 탐지견에게 여행객들의 땀 냄새를 통해 감염 여부를 가려낸다.



실험에 동의한 여행객은 입국장에서 목에 난 땀을 닦아 제출한다. 따라서 탐지견과 여행객이 직접 접촉하진 않는다. 참여자들은 탐지견 실험과 별개로 유전자 증폭(PCR) 검사도 받는다. 탐지견이 한 코로나 19 판정의 정확성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연구진은 "건강 상태가 달라지면 체취도 변한다"며 "개가 후각을 활용해 코로나 19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탐지하는지를 이번 실험을 통해 알아내겠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이번 실험을 위해 총 16마리의 개를 탐지견 후보로 선발했다. 이 가운데 4마리는 실험에 투입될 예정이고, 다른 6마리는 훈련 과정에 참여하고 있다. 나머지 6마리는 공항 환경에 적합하지 않아 탈락했다.

연구에 참여한 안나 히엘름-비외르크만 교수는 "개가 PCR 검사보다 코로나 19 확진자를 더 정확하게 특정할 수도 있다"며 "PCR 검사에서 당장 양성 판정을 받지 않았지만 일주일 내로 받을 사람들을 찾아낼 수도 있다"고 자신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개를 훈련하는데 큰 비용과 시간이 드는 점을 고려하면, 실전에 대규모로 탐지견을 투입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한다.

zer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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