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츠와나 "코끼리 떼죽음은 물웅덩이 독성 녹조 탓"

입력 2020-09-22 18:03
수정 2020-09-23 16:32
보츠와나 "코끼리 떼죽음은 물웅덩이 독성 녹조 탓"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남아프리카 보츠와나에서 올해 들어 330마리의 코끼리가 떼죽음을 당한 것과 관련, 현지 관리들은 조사 결과 물웅덩이의 청록색 독성 조류 때문일 수 있다고 21일(현지시간) 밝혔다.

로이터, AP통신에 따르면 보츠와나 관리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시아노박테리아의 신경독을 코끼리 떼 사망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시릴 타올로 야생동물·국립공원부 부국장은 "우리가 현 시점에서 아는 것은 시아노박테리아가 일으킨 독성때문이라는 것"이라면서 신경독의 구체적 유형은 아직 확정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시아노박테리아는 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미생물로 모두가 독성이 있는 것은 아니다. 과학자들은 최근 기후변화로 지구 기온이 올라가면서 독성을 띤 것이 더 흔하게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세롱가 지역 코끼리들이 독성 시아노박테리아로 오염된 웅덩이 물을 마신 후 발생한 것으로 보이는 신경계 장애로 죽었다는 것이다.

타올로 부국장은 제대로 이유가 설명되지 않던 코끼리 떼죽음이 물웅덩이가 마른 후 멈췄다고 말했다.

그러나 야생동물·국립공원부의 수석 수의사인 음마디 르우벤은 왜 코끼리 떼만이 영향을 받았는지는 여전히 의문이라고 말했다.

보츠와나의 유명한 관광지인 오카방고 델타 지역과 가까운 세롱가 지역에 사는 다른 야생동물은 독 있는 물에 영향을 받지 않았다. 하이에나와 독수리같이 코끼리 사체를 뜯어먹은 동물들도 멀쩡했다.

보츠와나는 13만마리 정도의 코끼리가 있는 세계 최대 코끼리 서식지로 국제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온다.

이웃나라 짐바브웨서도 25마리 정도의 코끼리 사체가 국내 최대 동물보호구역에서 발견돼 당국은 박테리아 감염을 의심하고 있다.

이들 사체는 상아가 그대로 남아 있어 밀렵과 의도적인 독살 가능성은 사인 규명에서 배제됐다.

빅토리아폴스 야생동물 트러스트의 수의사인 크리스 포긴은 "우리는 시아노박테리아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지만 여기(짐바브웨)도 그 때문이라는 증거는 없다"고 말했다.

sung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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