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뜩이나 힘든데…코로나 생활고 노린 '연이자 3만%' 사기
집중단속에 두 달여 간 불법 사금융업자 861명 무더기 검거
금융위 "유튜브로 피해 예방·법률 구제 안내받으세요"
유튜브 채널 '불법사금융 그만'에 올라온 영상
(서울=연합뉴스) 김다혜 기자 = #1. A씨 일당은 '무직자 대출', '신용불량자 대출'을 내세워 당장 돈이 급한 사람을 끌어모았다. 27만원을 빌려주면서 다음날 50만원으로 갚으라는 식의 터무니 없는 조건을 걸었다. 연 이자율로 환산하면 3만1천% 수준이다. 대부업 등록도 하지 않은 이들이 이렇게 빌려준 돈은 약 35억원, 피해자는 3천610명에 달했다.
#2. 식당을 운영하는 B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경영난을 겪던 중 기존 대출을 더 낮은 금리의 대출로 바꿔주겠다는 제안을 받았다. 하지만 그에게 접근한 사람은 불법 사금융업자였고 B씨는 그 말에 속아 저금리 대체상환은커녕 영업용 차량마저 잃게 됐다.
정부가 이러한 불법 사금융에 철퇴를 들었다. 금융위원회는 경찰청과 서울시·경기도 특별사법경찰이 지난 6월부터 집중 단속을 벌인 결과, 불법 사금융업자 861명을 검거하고 그중 10명을 구속했다고 22일 밝혔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생활고를 겪는 이들이 많아진 가운데 서민들을 등쳐먹는 불법 사금융까지 기승을 부리자 단속을 강화한 결과다. 경찰 검거 인원은 지난 1∼5월 평균 검거 인원보다 51% 늘었다.
국세청은 불법 사금융업자의 탈세 혐의 수십 건을 포착해 차례로 세무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금융감독원, 경기도 등은 불법 사금융 광고 7만6천532건을 적발해 차단하고 전단 등에 사용된 전화번호 2천83건을 정지시켰다.
정부는 연말까지로 설정한 불법 사금융 특별근절 기간 범정부 차원의 총력 대응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불법 사금융으로 피해를 본 사람은 금감원 피해신고센터나 법률구조공단을 통해 피해 상담 및 채무자 대리인·소송변호사 무료선임 등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서민금융진흥원은 저신용자가 불법 사금융 대신 이용할 수 있도록 '햇살론 17' 등 공적 금융상품을 제공한다.
유튜브 채널 '불법 사금융 그만'을 구독하면 각종 불법 사금융 수법과 피해 구제 방법, 채무조정 및 서민자금지원 신청 방법 등에 대한 정보를 안내받을 수 있다.
이용 중인 대부업체가 불법으로 의심되면 금감원 홈페이지(www.fss.or.kr)에서 등록된 업체인지 확인이 가능하다.
금융위 관계자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자금 사정이 어려워진 서민들을 상대로 초고리 대출, 불법 추심 등의 불법 사금융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유튜브 영상 등을 참고해 피해를 보지 않도록 특별히 주의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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