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 체증 나몰라라…말 타고 미 고속도로 달리며 SNS 생중계
오토바이 부대 호위 받아 운전자 눈길 끌어모아
"'어린이 생명은 소중하다' 메시지 전하려 했다"
(시카고=연합뉴스) 김현 통신원 = '도시의 카우보이'를 자처하는 미국 시카고 남성이 퇴근 시간 도심 인근 고속도로에서 말을 타고 달리며 페이스북 생중계를 하다 경찰에 체포됐다.
일리노이 주경찰에 따르면 문제의 남성은 21일(현지시간) 오후 4시께 시카고 댄 라이언 고속도로에 카우보이 복장으로 나타나 오토바이 부대의 호위를 받으며 말을 타고 질주, 운전자들의 눈길을 끌어모으고 교통 체증을 불러일으켰다.
일리노이 주경찰은 운전자들로부터 잇따라 신고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33살의 애덤 홀링스워스로 신원이 확인된 남성은 말을 타고 달리며 페이스북 생중계를 통해 "어린이 생명은 소중하다"(Kids Lives Matter)라고 외쳤다.
지역방송 보도를 보면 옆 차선의 차량 탑승자들이 차창 밖으로 고개를 내밀고 이 남성과 오토바이 부대를 구경하는 모습이 보인다.
이 남성은 약 13km를 달리다가 뒤따라온 주경찰 순찰차 2대에 이끌려 진출로로 빠졌고, 곧 수갑이 채워진 채 순찰차에 태워졌다.
주경찰 대변인은 "고속도로에서 말을 타는 것은 불법"이라고 설명했다.
체포 현장에는 수많은 사람이 모여들었고, 일부는 이 남성의 말에게 물을 주고 목에 찬물을 끼얹어 열기를 식혀 주기도 했다고 ABC방송은 전했다.
경찰은 말이 동물보호센터로 보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 남성은 앞서 이날 정오 무렵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린 셀프 동영상을 통해 '특별 이벤트' 생중계를 예고했다.
그는 어린이 총기 사고 피해자들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기 위해 말을 타고 달리는 이벤트를 계속해오고 있다며 "특히 이번 이벤트는 놓치면 후회할 것"이라고 호언했다.
시카고 트리뷴은 이 남성이 '드레드헤드 카우보이'(The Dreadhead Cowboy)라는 별명으로 시카고 흑인사회에 제법 잘 알려져 있으며, 지역에서 열리는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시위에 말을 타고 나타나곤 한다고 소개했다.
일리노이 주경찰은 자세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chicagor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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