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원자력청장 "핵 합의 여전히 지킬 가치 있어"
미 에너지 장관 "안전조치 준수 위해 이란이 훨씬 더 많은 것 해야"
(이스탄불=연합뉴스) 김승욱 특파원 = 알리 아크바르 살레히 이란 원자력청장이 21일(현지시간) 미국이 파기를 선언한 이란 핵 합의(JCPOA)와 관련해 "여전히 지킬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AP 통신에 따르면 살레히 청장은 이날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국제원자력기구(IAEA) 총회에 전달한 영상 메시지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살레히 청장은 "미국의 불법적인 협정 탈퇴로 벌어진 어려움을 해결할 방법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국제사회에는 JCPOA를 보존해야 한다는 폭넓은 합의가 여전히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란 핵 합의는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막기 위해 지난 2015년 미국을 비롯해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독일 등이 대이란 경제 제재를 완화하는 조건으로 이란과 타결한 합의를 말한다.
이후 IAEA가 이란의 핵 합의 준수를 사찰을 통해 검증했지만, 이란을 불신해온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2018년 일방적으로 핵 합의를 탈퇴하고 대이란 제재도 복원했다.
살레히 청장의 영상 메시지 이후 발언한 댄 브룰렛 미국 에너지부 장관은 "미국은 북한과 이란의 핵 프로그램으로 벌어진 위협을 해결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이란은 세계 최대 테러 지원국이면서 IAEA와도 마지못해 불안전한 협력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란은 안전 조치의 시의적절하고 완전한 준수를 보장하기 위해 반드시 훨씬 더 많은 것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미국은 지난 19일 "무기 금수 조치를 포함해 앞서 종료된 모든 대이란 유엔 제재를 복원하는 스냅백 절차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스냅백은 이란이 핵 합의를 어겼을 때 합의 당사국이 이를 논의해 유엔, 미국, 유럽연합(EU)의 대이란 제재를 원상복구 하고 핵 합의를 무효로 하는 장치다.
그러나 프랑스와 독일, 영국 등 이란 핵 합의 서명국인 유럽 3개국은 미국의 스냅백 선언에 "법적 효력이 없다"고 반발했으며, EU 역시 미국은 이란 제재 복원을 요구할 자격이 없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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