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마리 남은 자바코뿔소, 인도네시아 서식지서 '귀한 출산'

입력 2020-09-21 10:36
72마리 남은 자바코뿔소, 인도네시아 서식지서 '귀한 출산'

자바섬 서단 우중쿨론 국립공원 개체 수 72마리→74마리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야생에 72마리밖에 남지 않은 멸종위기종 자바코뿔소가 인도네시아 자바섬에서 '귀한 새끼' 두 마리를 출산한 소식이 전해졌다.



21일 안타라통신 등에 따르면 자바섬 서단 반튼주 우중쿨론 국립공원에 설치한 CCTV에서 암컷과 수컷 각각 한 마리의 자바코뿔소 새끼가 포착됐다.

야생동물 보호 당국은 올해 3월∼8월 우중쿨론 국립공원에서 촬영된 CCTV 영상을 분석한 결과 새끼 두 마리가 어미와 함께 돌아다니는 모습이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5천100㏊ 규모의 우중쿨론 국립공원에는 93개의 CCTV가 설치돼 있다.

당국은 자바코뿔소 출산을 축하하며 암컷 새끼에는 '헬렌', 수컷 새끼에는 '루터'라는 이름을 붙였다.

우중쿨론 국립공원은 자바 코뿔소의 마지막 야생 서식지다. 두 마리의 새끼가 확인되면서 전체 자바코뿔소 개체 수는 72마리에서 74마리로 늘었다. 수컷이 40마리, 암컷이 34마리다.



자바코뿔소는 다 컸을 때 키가 1.5m, 몸길이는 3m 정도로 다른 코뿔소 종류보다 작고 25㎝가량의 뿔이 하나 있다.

자바코뿔소는 한때 인도와 중국, 동남아 일대에 폭넓게 분포했다.

하지만, 서식지 파괴와 밀렵으로 멸종 위기에 내몰렸고, 특히 코뿔소의 뿔이 정력증진 및 항암효과가 있다는 뜬 소문에 희생됐다. 지금은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심각한 멸종위기종으로 지정한 상태다.

야생 자바코뿔소는 2011년 10월 베트남에서 마지막 한 마리가 밀렵당하면서 인근 국가에서는 영영 사라졌고, 인도네시아 자바섬 우중쿨론 국립공원 서식지에만 남게 됐다.

전문가들은 우중쿨론 국립공원의 야생 자바코뿔소가 2014년 57마리, 2016년 60마리에서 서서히 개체 수를 늘리고 있지만, 멸종 위험을 벗어난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우중쿨론 국립공원 근처의 크라카타우 화산이 폭발하면, 자바코뿔소의 먹이가 부족해져 진짜 멸종이 올 수 있다며 다른 후보지를 찾고 있다.

당국은 "자바코뿔소를 옮길만한 서식지 후보지가 있는지 자바섬과 수마트라섬 전역을 조사하고 있다"며 "자바코뿔소의 이번 출산이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황에 큰 희망을 줬다"고 밝혔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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