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테크 플러스] 항암제 내성·화학요법 부작용 최소화 나노입자 신약물질 개발
KIST 김광명 박사 "암세포에서만 활성화…항암제· 내성 억제제 동시 방출"
"부작용 없는 무독성 항암제 나노약물 개발 추진…6~7년 후 임상 적용 기대"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국내 연구진이 암 치료에 큰 걸림돌이 되는 암세포의 항암제 내성과 화학요법에 수반되는 심각한 부작용을 동시에 최소화할 수 있는 복합 항암제 나노입자 물질(DD-NP)을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22일 테라그노시스연구센터 김광명 박사팀이 암세포 자살을 유도하는 항암제와 항암제 내성 억제제를 암세포에서 과다발현되는 효소에 의해 분해되는 펩타이드와 결합해 신약후보물질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나노입자로 만든 이 신약후보물질은 유방암 모델 생쥐 실험 등에서 암세포에서만 활성화돼 기존 화학요법의 문제점인 부작용이 대폭 감소했고 항암제와 내성 억제제가 동시에 방출돼 치료 효과도 뛰어난 것으로 확인됐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항암제를 이용한 화학요법은 다른 치료법보다 치료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암세포 사멸 효과도 우수해 암 치료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암세포가 항암제에 내성을 갖게 돼 치료 효과가 떨어지거나 정상 세포를 공격하는 부작용은 극복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암세포의 항암제 내성을 억제하는 약물(SMAC)과 항암제(Doxorubicin)를 암세포에서만 활성화되는 펩타이드에 결합해 나노입자로 만든 암세포 특이적 항암제 전구체 약물을 개발했다.
DD-NP 약물은 생체 내 정상 세포에서는 활성화되지 않고 있다가 암세포를 만나게 되면 암세포에서 과발현되는 효소(카텝신B)와 반응해 펩타이드가 분해되면서 항암제와 함께 내성억제제를 방출, 암세포를 공격하는 동시에 항암제 내성이 생기는 것을 막아준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 약물을 유방암·폐전이암 생쥐모델에 정맥주사로 투여한 결과 항암제(Doxorubicin)만 투여할 때보다 종양 사멸 효과가 2배 이상 우수하고, 암세포가 가진 기본적인 항암제 내성뿐만 아니라 치료 과정 중 발생하는 후천적 항암제 내성도 억제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약물을 활성화해 암세포와 반응하게 하는 효소인 카텝신B는 정상 세포에서는 상대적으로 매우 적은 양이 발현돼 약물이 비활성 상태로 존재하기 때문에 다량 투여해도 부작용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DD-NP 약물을 암 치료에 투여하는 항암제(Doxorubicin) 용량(1㎎/㎏)보다 20배 많이 투여해도 독성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김광명 박사는 "암세포 특이적 항암제 전구체 나노 약물 기술은 기존 화학요법의 치료 실패를 초래하는 항암제 내성을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동시에 정상 세포에 대한 독성을 줄여 항암제 내성 및 부작용이 없는 새로운 항암제로 활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박사는 "후속으로 전임상 연구 2년과 임상시험 4~5년을 거치면 실제 치료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재료과학·바이오소재 분야 국제학술지 '바이오머티리얼즈'(Biomaterials)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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