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즈버그 지명 클린턴, 트럼프의 후임지명 추진에 "위선적" 비난
"트럼프와 매코널의 첫 번째 가치는 권력…냉소주의 확산시킬 것"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공화당 측이 별세한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연방대법관의 후임 지명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데 대해 위선적이라고 맹비난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이날 CNN방송과 CBS방송에 출연해 공화당의 주장에 대해 "천박하게 위선적인 요구"라고 말했다. 그는 재임 시절이던 1993년 '진보의 아이콘'으로 통하는 긴즈버그를 연방대법관에 지명한 당사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지난 18일 긴즈버그 대법관이 별세하자 후임자 임명 절차에 신속히 나서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2016년 11월 대선을 한참 앞둔 그해 2월 대법관 공석이 발생하자 당시 매코널 원내대표가 "미국 국민은 다음 대법관 선택에서 목소리를 내야 한다"며 임명을 막았던 전례와 맞지 않는다고 반박한다. 그러면서 오는 11월 대선 후 선출되는 대통령이 지명권을 행사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매코널 원내대표를 향해 "이게 그 사람들이 하는 일"이라며 "그들의 첫 번째 가치는 권력이다. 그들은 가능한 한 많은 이념적 판사를 법원에 밀어 넣으려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매코널 의원이 상황이 변화하자 입장을 바꿨다며 공화당이 공석 충원에 성공할 경우 미국에 냉소주의를 확산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그들은 권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무엇이든 한다. 그들이 취하는 입장은 놀랍지도 않다"며 "한 집단에 적용되는 규칙이 있고 나머지에 적용되는 또 다른 규칙이 있다면 민주주의를 유지할 수 없다"고 몰아붙였다.
그는 에이브러햄 링컨 전 대통령도 1864년 선거 직전에 대법원에 공석이 발생하자 지명을 보류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현재 연방대법관 구성은 긴즈버그 별세 이후 보수 5명, 진보 3명으로 변했고, 보수 인사가 추가로 임명될 경우 보수 절대우위 구조로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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