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미국 제재 복원 강력 비난…"위협 실행하면 대응할 것"
이란 리알화 최저 수준 하락…미국, 전날 제재 복원 선언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이란이 20일(현지시간) 대이란 유엔 제재 전면 복원을 선언한 미국을 강하게 비판했다.
AP·AFP 통신 등에 따르면 사이드 하티브자데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스냅백(제재 복원)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공상적 세계 속에서만 일어났다"면서 "그들은 모두가 그것을 믿도록 만들려 하고 있지만 누구도 그렇게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스냅백은 2015년 이란이 주요 6개국(유엔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독일)과 체결한 핵 합의인 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 내용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완화한 제재를 다시 복원할 수 있다는 조항이다.
하티브자데 대변인은 "미국은 자신의 주장으로 인해 아주, 아주 고립됐다. 모든 세계는 아무것도 변한 게 없다고 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에 대한 이란의 메시지는 분명하다. 국제사회와 자신의 약속으로 복귀하고 국제사회가 자신을 받아들이도록 협박하지 말라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하티브자데는 그러면서 "미국이 직접 혹은 한주먹의 꼭두각시들과 함께 이 위협을 실행할 경우 심각한 대응에 직면할 것이며 모든 위험한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전날 성명을 통해 유엔 안전보장위원회(안보리) 결의안에 명시된 규정에 따라 이날 오후 8시(미 동부시간)부로 스냅백 절차를 발동한다고 밝혔다.
폼페이오는 "미국은 모든 유엔 회원국이 이런 조치를 시행할 의무에 따르길 기대한다"며 "유엔과 회원국들이 제재 시행 의무를 따르지 않을 경우 미국은 국내적 권한을 활용해 대가를 부과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한편 이란 통화 리알화 가치는 미국의 제재 복원 위협이 있은 지 하루 만인 이날 비공식 시장에서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란 외환전문 웹사이트 본배스트닷컴(bonbast.com)에 따르면 전날 달러 대비 26만7천800 리알이었던 환율은 이날 27만3천 리알까지 뛰었다.
리알화 환율은 지난 2018년 5월 미국이 이란과의 핵합의에서 일방적으로 탈퇴하고 대이란 제재를 복원하겠다고 선언하기 직전 달러당 6만 리알 안팎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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