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폭증에…인도서 열리지 못하는 인도 크리켓 리그
감염 피해 UAE서 뒤늦게 개막…신규 확진은 5일 연속 9만명대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인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폭발적으로 확산하면서 인도 크리켓 리그가 방역 문제로 인해 인도가 아닌 아랍에미리트(UAE)에서 막을 올렸다.
20일 인디언익스프레스 등 인도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인도 크리켓 리그인 인디언 프리미어리그(IPL)가 전날 UAE의 아부다비에서 전년도 챔피언인 뭄바이 인디언스와 첸나이 슈퍼킹스 간의 개막전으로 정규 리그를 시작했다.
IPL은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고 매출 규모가 큰 크리켓 리그로 꼽힌다. 2008년 창설됐으며 인도의 여러 도시를 대표하는 8개 팀이 참가한다.
해마다 3∼5월에 열리는데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일정이 연기됐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경기 장소가 인도가 아닌 UAE라는 점이다. 올해 IPL은 UAE의 아부다비, 샤르자, 두바이 등 3곳에서 11월까지 펼쳐진다.
IPL이 인도가 아닌 나라에서 열리는 것은 2009년 이후 처음이다. 2009년에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이 IPL 대회를 초청했다.
올해는 인도의 코로나19 확산이 심각해 장소를 옮겼다.
AP통신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유행) 때문에 IPL이 UAE에서 열리게 됐다"고 보도했다.
UAE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와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각각 8만명대와 700∼800명 수준(이상 월드오미터 기준)으로 인도보다는 상황이 안정적인 편이다.
감염을 막기 위해 초반 경기는 무관중으로 진행된다. 치어리더도 빠진 채 선수와 심판 등 경기와 직접 관계된 이들만 경기장에 들어선다.
인도 크리켓위원회(BCCI)는 리그 후반부에는 '사회적 거리 두기' 등 방역 조치를 적용하면서 관중 일부를 입장시킬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록 관중은 없지만 중계는 큰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외출을 자제한 팬들이 온라인이나 TV 시청에 매달릴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소우라브 강굴리 BCCI 총재는 "방송사들은 올해 리그 시청률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IPL은 세계 100여개국으로 중계되며 인도에서만 5억5천만명이 시청할 것으로 보인다고 인디언익스프레스는 전했다.
인도 정부는 지난 3월 하순 코로나19 방역 조치로 전국 봉쇄령을 내렸다가 경제에 심각한 타격이 생기자 5월 중순부터 단계적으로 해제했다.
일상생활 관련 주요 통제는 이미 모두 풀린 가운데 지난 7일부터 지하철 운행이 재개됐다. 뉴델리는 이달 9일부터 식당 등에서 술 판매도 허용했다.
여기에 250만명이 응시하는 의·공대 입학시험도 강행됐고 이달 중순부터는 단계적으로 학교도 개방되고 있다.
한편, 인도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보건·가족복지부 기준)는 이날 오전 540만619명으로 전날보다 9만2천605명 늘어났다.
전날 집계된 수치 9만3천337명보다는 근소하게 줄었지만 5일 연속 9만명대를 기록하며 여전히 폭증 중이다.
인도는 현재 미국(696만7천420명, 월드오미터 기준)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누적 확진자가 많은 나라다.
이날 인도의 누적 사망자 수는 8만6천752명으로 전날보다 1천133명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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