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FBI국장 "러, 바이든 겨냥한 허위정보로 대선개입 시도"
하원서 증언 "정보기관 일치된 의견"…"폭력시위, 조직화된 것 아냐"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러시아가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를 겨냥한 허위사실을 통해 대선 개입을 시도하고 있다고 미 정보기관이 밝혔다.
크리스토퍼 레이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은 17일(현지시간) 하원 국토안보위원회에 출석해 러시아가 바이든 후보를 겨냥한 허위사실을 지속해서 내보내면서 미 대선에 개입하고 있고, 선거 과정에서 미국인들의 신뢰를 약화시키고 있다고 경고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와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레이 국장은 러시아가 민주당 후보를 러시아 이익에 적대적인 미 정책 수립의 일부로 보기 때문에 바이든 후보를 폄하하길 바라고 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는 바이든 후보는 물론 자신들이 반(反)러시아 기득권 세력이라고 여기는 것들을 폄하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레이 국장은 언급했다.
그는 "러시아가 미국 선거에 계속해서 영향을 끼치려 한다는 건 정보기관의 일치된 의견"이라고 강조했다.
레이 국장의 언급은 지난달 7일 러시아, 중국, 이란이 올 대선에 개입을 시도하고 있다는 미 국가방첩안보센터(NCSC)의 경고에 이은 것이다.
당시 NCSC의 윌리엄 에바니나 소장은 러시아에 대해 "바이든 후보를 폄하하기 위해 다양한 수단을 쓰고 있다고 평가한다"고 밝힌 바 있다.
레이 국장은 민주당 이메일과 주(州) 선거 시스템 해킹 시도가 있었던 지난 대선과 달리 올해는 허위정보 캠페인으로 러시아의 개입이 제한된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소셜미디어와 관영매체, 선전 등을 통해 "올해 대선에 영향을 끼치려는 러시아의 매우 적극적인 시도들을 분명히 봤다"고 증언했다.
미 정보기관은 지난 대선에서 러시아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운동을 띄우고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깎아내리는 활동을 했다고 결론 내린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발끈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대선 과정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미국에서 오랜 기간 확립된 우편투표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자 증거도 없이 반복적으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레이 국장은 중국과 관련, FBI가 미국의 기술 등 민감한 정보를 입수하려는 중국의 시도를 매우 적극적으로 감시하고 있기 때문에 10시간마다 중국 관련 새로운 방첩활동 조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인종차별 반대 관련 시위에서 촉발된 폭력 사태가 "특정 단체나 운동에 의해 조직화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그는 FBI가 폭력적인 국내 극단주의자들을 대상으로 수차례 조사하고 있다면서 백인 우월주의 단체에 대한 조사가 가장 규모가 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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