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뤼셀톡] 만화의 DNA를 품은 도시
'스머프' 탄생시킨 만화 강국 벨기에…수도서 매년 '브뤼셀 국제만화축제' 개최
축제서 한국 웹툰도 소개…주최측 "한국 대중문화, 유럽 젊은이들 사이서 큰 성공"
(브뤼셀=연합뉴스) 김정은 특파원 = 벨기에는 '스머프' 등 다양한 캐릭터를 탄생시킨 세계적인 만화 강국이다. 이곳에서 만화는 예술의 한 장르로 높이 평가받으며, 온·오프라인 출판시장 매출의 50% 이상을 차지한다.
수도 브뤼셀 시청은 매년 가을 '브뤼셀 국제만화축제'를 개최한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규모가 크게 줄어들기는 했지만, 마스크 착용 등 예방 조치와 함께 축제는 어김없이 열리고 있다.
오는 20일까지 브뤼셀 시내 유명 아트페어 전시장인 '투르 에 탁시'(Tour & Taxi)에서 진행되는 축제에서는 한국 웹툰도 만날 수 있다.
한국 만화는 주벨기에유럽연합 한국문화원과의 협력을 통해 이미 수년째 소개되고 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외국의 만화를 소개하는 국제관이 운영되지 않지만, 한국의 웹툰 전시는 지난해보다 오히려 규모가 커졌다.
최근 이곳에서 만난 브뤼셀 시청 산하 관광청의 미샤 카페타노비크 문화행사국장은 코로나19라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국제도시 브뤼셀의 면모를 표현하기 위해 외국 만화 가운데 한국 웹툰과 미국 '스타워즈'를 초청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유럽에서 K팝을 비롯한 한국 대중문화의 인기가 이번 축제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왜 한국 웹툰인가? 한국 대중문화는 유럽 젊은이들 사이에서 큰 성공을 거뒀죠. K팝이 가장 먼저이긴 하지만, 다른 예술 장르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는 우리가 이번 축제에 상당한 인원을 끌어모을 수 있는 콘텐츠를 갖고 있다는 것을 뜻하죠."
브뤼셀 국제만화축제는 만화를 육성, 장려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행사다. 4년 전부터는 '아토미움 상' 시상 등을 통해 만화 작가들의 창작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만화는 다양한 연령, 계층이 즐길 수 있는 예술 장르입니다. 특히 브뤼셀은 많은 만화와 전 세계적인 캐릭터가 탄생하고 향유된 곳이죠. 만화는 브뤼셀의 DNA의 일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축제는 작가와 출판사가 만나는 통로 역할도 한다.
주최 측이 직접 계약을 주선하지는 않지만, 축제 기간 다양한 행사를 통해 작가와 출판사가 자연스럽게 만나고 이러한 과정에서 여러 만화가 번역, 출판되는 것으로 안다고 카페타노비크 국장은 설명했다.
평소에는 매년 10만명가량의 관람객이 찾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한 동시 관람 인원 제한 등으로 2만명 정도가 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축제 규모나 방문 인원이 예년의 5분의 1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합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문화생활에 갈증을 느끼고 있고 우리도 이러한 행사를 해나가야 하죠. 코로나19로 거의 모든 대형 행사가 취소된 이후 거의 처음으로 개최되는 대형 행사여서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지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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