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과거 실패서 벗어나"…'아브라함 협정' 대선 호재될까
이스라엘-UAE·바레인 관계 정상화 중재…"모두가 자랑스러워해야"
'앙숙' 롬니 "박수" 극찬…더힐 "외교성과로 국내문제서 주의 돌리는 기회"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선거운동의 마지막 주간들을 향해 나아가는 가운데 외교적 성과를 알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재로 1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체결된 '아브라함 협정'에 대한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의 평가다.
서명식에는 당사자인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아랍에미리트(UAE)의 셰이크 압둘라 빈 자예드 알나흐얀 외무장관, 바레인의 압둘라티프 빈 라시드 알자야니 외무장관이 참석했지만, 이를 조율한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심이 더 쏠렸다.
재선에 사활을 건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을 불과 49일 남겨둔 상황에서 미국민에게 어필할 수 있는 외교적 성과를 냈기 때문이다.
게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대처와 인종차별 논란 속에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에게 밀리는 상황에서 역사적인 날로 기록될 이 날 서명식이 대선에 어떤 영향을 줄지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당장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협정에 상당한 의미를 부여하며 치적을 부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십 년간의 분열과 갈등 끝에 우리는 새로운 중동의 여명을 맞고 있다"며 "우리는 역사의 흐름을 바꾸기 위해 오늘 오후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협정 서명을 놓고 "우리 모두가 자랑스러워해야 한다"라고도 했다.
특히 "이 합의는 이 지역 국가들이 과거의 실패한 접근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며 "오늘 서명은 역사를 새로운 길로 안내한다"고 강조했다.
이날의 성과를 기화로 바이든 후보가 부통령을 지낸 오바마 행정부가 중동 외교에서 실패했다고 주장하면서 동시에 자신의 치적을 내세운 언급으로도 해석됐다.
서명식은 일부 주요 경합주(州)와 전국 여론조사에서 바이든에게 뒤처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절실한 외교정책의 승리를 보여준다고 더힐은 분석했다.
더힐은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대처로 거부감에 직면했지만, 서명식은 국내문제에서 주의를 돌리는 기회를 줬다"고 평가했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기반 중 중요한 부분인 '친(親) 이스라엘' 기독교 복음주의 유권자들의 지지를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공화당의 대표적 '반(反)트럼프' 인사인 밋 롬니 상원의원도 이날 만큼은 트럼프 대통령을 치켜세웠다. 서명식에 초대된 그는 성명을 내고 "중동에서의 새로운 파트너십 구축은 이란 같은 악랄한 행위자에 대항하는 데 매우 중요하고 미 국가안보 이익에 도움이 된다"며 "대통령과 행정부에 박수를 보낸다"고 말했다.
롬니는 상원의 '우크라이나 스캔들' 관련 트럼프 대통령 탄핵 표결에서 공화당에서 유일하게 찬성표를 던졌고, 트럼프가 '러시아 스캔들' 관련 혐의로 복역을 앞둔 비선 참모 로저 스톤을 감형하자 "전대미문의 역사적 부패"라고 비판했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특별한 애정의 징표"라며 황금열쇠를 선물했다.
그는 중국과 러시아가 바이든이 대통령이 되길 바란다면서 "만약 '졸린 조'가 이긴다면 그들은 미국을 소유할 것"이라고 바이든 후보를 공격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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