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콜라 사기 논란에 지분 투자한 한화 "상황 예의주시"

입력 2020-09-15 15:56
니콜라 사기 논란에 지분 투자한 한화 "상황 예의주시"

한화종합화학·에너지 2018년 1천200억원 투자 실패하나 '촉각'

배터리 공급 기대했던 LG화학 "직접 영향은 없어"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기자 = 미국의 수소 전기차 스타트업 회사 니콜라가 사기 논란에 휩싸이면서 이 회사에 직접 투자한 한화그룹이 15일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화는 한화종합화학과 한화에너지가 2018년 1억달러(약 1천200억원)을 들여 니콜라 지분 6.13%를 사들인 투자자다.

니콜라가 지난 6월 '제2의 테슬라'로 불리며 나스닥 상장에 성공하면서 한화가 보유한 지분 가치가 상장 초기 7배 이상 늘어 화제를 모았다.

특히 니콜라 투자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루션[009830] 부사장 주도 아래, 김 부사장이 니콜라 창업주 트레버 밀턴와 만나 직접 투자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져 주목받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갑작스레 사기 논란이 터지면서 한화그룹도 속앓이하고 있다.

한화 계열사들은 2023년 니콜라의 수소트럭 양산에 맞춰 미국 수소 시장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

한화에너지는 니콜라 수소 충전소에 태양광 발전으로 생산한 전력을 우선 공급하는 권한을 확보했고, 한화종합화학은 수소 충전소 운영권을 갖고 있다.

니콜라의 계획이 사기로 결론날 경우 투자 손실은 물론, 한화의 수소 사업계획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이 때문에 15일 오후 유가증권시장에서 한화와 한화솔루션은 지난 10일 이후 전날 종가 기준으로 각각 7.68%, 10.18% 하락하는 등 약세를 보였다.

한화 관계자는 "니콜라 투자는 미래 가치를 보고 결정한 것인만큼 일각의 주장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며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한화 역시 투자자 입장으로, 상황을 지켜보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전했다.

니콜라 수소·전기트럭에 전기차 배터리 공급이 기대된 LG화학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화와 달리 직접 투자한 금액은 없지만 니콜라와 미국 GM이 협력하면서 니콜라의 '배저' 트럭에 GM과 LG화학이 공동 개발한 배터리가 탑재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미국에 GM과 오하이오주에 합작 형태로 짓고 있는 공장은 GM의 전기차 물량을 위한 것이어서 니콜라 배터리 공급 여부와 무관하게 회사에 직접적인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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