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 vs 시세조종…미 증권당국 "니콜라는 사기" 주장 조사개시
(서울=연합뉴스) 경수현 기자 = '제2의 테슬라'로 주목받아온 미국 수소전기차 업체 니콜라가 사기 업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공매도 업체 힌덴버그 리서치가 낸 가운데 미 증권당국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이 주장의 타당성을 살펴보기 위한 조사에 착수했다.
이 영향으로 니콜라의 주가는 14일(현지시간) 미 뉴욕 증시 정규장이 끝난 뒤 시간외 거래에서 한때 11.7% 하락하면서 정규장 상승분(11.4%)을 모두 반납하기도 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번 조사는 예비 조사 성격이라고 보도했다.
◇ 니콜라의 사기냐, 힌덴버그의 시세조종이냐
힌덴버그 리서치가 지난 10일(현지시간) 니콜라는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트레버 밀턴의 수십가지 거짓말을 기반으로 세워진 사기 업체라는 주장을 담은 보고서를 공개한 뒤 양측의 주장은 서로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공매도(주가 하락 시 이익이 발생하는 투자 방식) 업체인 힌덴버그는 당시 보고서에서 밀턴이 적잖은 거짓말로 대형 자동차 회사들과 파트너십을 맺어왔음을 보여줄 충분한 증거를 모았다며 "상장 기업에서 이 정도 수준의 속임수를 본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니콜라는 자사 주식을 공매도한 힌덴버그 측이 주가를 떨어뜨려 이익을 보려고 시세조종의 목적으로 문제의 주장을 제기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힌덴버그는 니콜라가 자신들의 문제 제기에 제대로 답변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거듭 반박하는 상황이다.
니콜라는 14일 힌덴버그 리서치가 제기한 문제점에 대해 본격적으로 반박을 시도하는 성명을 냈다.
예컨대 '도로 위를 달리는 트럭 영상을 찍기 위해 트럭을 언덕 위로 견인했다가 굴렸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3년 전 영상으로 자신들을 비판하는 것은 부적절하며 당시 '자체 추진 중'이나 '동력전달장치 작동 중'이란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힌덴버그의 설립자인 네이선 앤더슨은 블룸버그통신에 보낸 이메일에서 "니콜라 측의 답변은 제기된 쟁점에 적절한 답변이 되지 못한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자세한 반응은 추후 공식 자료로 낼 것"이라고 밝혔다.
◇ 니콜라 주가는 연일 급등락
양측의 공방전이 길어지면서 니콜라 주가는 연일 출렁이고 있다.
미국 자동차업체 제너럴모터스(GM)와 니콜라가 픽업트럭 생산을 위해 전략적 제휴를 맺은 지난 8일만 해도 니콜라 주가는 주당 50.05달러였으나 그 뒤 힌덴버그 리서치 보고서 파문으로 11일에는 32.13달러로 35.8%가량 추락했다.
니콜라가 지난 6월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와 합병하는 방식으로 나스닥 시장에 상장됐을 때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이어 14일 니콜라의 본격적인 반박 성명이 나오고 트레버 밀턴이 니콜라 주식을 130만달러어치 매수했다는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주가는 다시 35.79달러로 11.39% 올라 정규장을 마쳤다.
니콜라와 협력하고 있는 차량 장비 업체 CNH인더스트리얼이 세미트럭 테스트를 올해 후반 개시할 계획으로 현재 시제품을 개발 중이라며 내년 4분기 상용화를 희망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SEC의 조사 소식이 전해진 뒤 시간외 거래에서는 다시 상승분을 반납했다.
시장의 반응은 여전히 엇갈리고 있다.
JP모건 애널리스트인 폴 코스터는 이날 투자 보고서에서 니콜라에 대한 '비중 확대'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SEC의 이번 조사가 어떤 결론에 도달할지는 알 수 없지만 일단 양측은 조사를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니콜라는 "이번 문제에 대한 SEC의 조사에 적극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고 힌덴버그도 "당국이 조사에 나서 고무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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