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협상 중에도 정부군-탈레반, 아프간 곳곳서 충돌
탈레반 기습에 정부군 공습 등 양측 수십명 사망
"도하선 협상 실무 접촉 시작"…입장차 커 진통 전망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아프가니스탄 정부와 반군 무장조직 탈레반 간의 역사적인 평화협상이 시작됐지만, 아프간 곳곳에서는 여전히 군사 충돌이 계속됐다.
14일 아프가니스탄타임스 등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12일 카타르 도하에서 정부와 탈레반이 평화 협상에 돌입했음에도 양측 간의 전투는 여러 곳에서 격렬하게 이어졌다.
평화 협상 개회식 전후에도 탈레반 조직원 수십명이 남부 칸다하르주, 동부 낭가르하르주 등에서 정부군에 사살됐다.
칸다하르주에서는 탈레반이 정부군 초소를 기습, 치안병력 6명이 숨지고 7명이 다쳤다.
이에 아프간 공군이 공습으로 반격, 탈레반 40여명이 숨졌다고 아프가니스탄타임스는 보도했다.
또 지난 주말 북부 쿤두즈시, 중부 카피사주 등 다른 여러 지역에서도 전투가 발생했다.
아프간 당국 관계자는 이번 충돌로 정부 측 치안 병력 총 15명 이상이 숨졌고, 13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은 2001년부터 계속된 내전을 종식하고 평화를 정착하기 위해 이번 협상을 시작했다.
그간 탈레반이 아프간 정부는 미국의 꼭두각시라며 직접 협상을 거부했기 때문에 이런 공식 회담 테이블은 거의 마련되지 못했다.
12일 협상 개회식에서도 양측은 상당한 입장 차를 보이기도 했다.
정부 측 압둘라 압둘라 아프간 국가화해최고위원회(HCNR) 의장이 탈레반 측에 '인도주의적인 정전'을 요청했지만, 탈레반은 이날 휴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오히려 아프간인들은 이슬람 시스템을 받아들여야 한다며 기존 입장을 강조했다.
탈레반은 이슬람 율법에 충실한 '종교 국가'를 염원하고 있지만, 아프간 정부는 서구 민주주의 체제가 기반이라 정치 체제와 관련한 양측 생각은 크게 다른 상황이다.
양측은 13일 협상 일정과 규칙 등을 논의하는 등 실무 접촉을 시작했다고 AFP통신 등 일부 언론은 보도했다.
하지만 양측 간엔 갈등의 골이 여전히 깊은 데다 입장차도 커 협상은 상당한 진통을 겪을 것으로 전망됐다.
2월 타결된 미국-탈레반 간 평화 합의의 경우 2018년 7월 양측이 접촉을 시작 후 1년 반이 넘어서야 최종 결실이 나왔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번 협상이 미국-탈레반 간 회담보다 더욱 복잡하다"고 밝혔다.
AFP통신은 포괄적인 평화합의를 마련하려면 몇 년이 걸릴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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