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연방정부, 판타나우 늪지 화재 늑장대응…"지원 나설 것"
올해 화재 1만4천여건 발생…작년 같은 기간보다 3배 이상 늘어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 중서부 지역에 있는 세계적인 열대 늪지 판타나우 지역에서 화재 때문에 재앙적 수준의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브라질 정부가 뒤늦게 진화 작업을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나섰다.
13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호제리우 마리뉴 지역개발부 장관은 전날 연방정부가 판타나우 지역에서 이뤄지는 진화 작업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리뉴 장관은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판타나우 지역을 끼고 있는 지방 정부들과 지원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군 병력 외에 환경·재생 가능 천연자원 연구소(Ibama)와 시쿠 멘지스 생물종 다양성 연구소(ICMBio) 등 환경 관련 기관의 전문가들을 판타나우 지역에 보내 화재 진압과 생태계 보호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질 국립우주연구소(INPE)의 자료를 기준으로 올해 들어 이날까지 판타나우 지역에서 발생한 화재는 1만4천489건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4천699건과 비교하면 3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당국은 판타나우를 이루는 전체 삼림 가운데 10% 이상이 이미 불에 타버린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앞서 브라질 언론은 판타나우 지역에서 수개월째 계속되는 극심한 가뭄과 화재가 중서부 마투 그로수주와 마투 그로수 두 술주의 풍경까지 바꾸고 있다고 전했다.
수십 년 만에 가장 심한 가뭄으로 판타나우 일대 강의 수위가 최근 5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내려갔는가 하면 화재 때문에 생긴 연기가 숲을 뒤덮으면서 자연경관을 해치고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다.
판타나우에서 발생하는 화재와 연기 때문에 희귀 동물이 서식지에서 쫓겨나는 등 멸종 위기를 맞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마투 그로수주 정부 산하 통합정보센터는 지난 5일 발표한 자체 조사 보고서를 통해 판타나우 지역에서 고의 방화가 잇따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가축 사육을 위한 목초지 확보와 꿀 채취 등을 위해 일부러 지른 불이 대형 화재로 번지고 있다는 것이다.
'지구의 허파'로 불리는 아마존 열대우림에 버금가는 생태계의 보고로 꼽히는 판타나우의 전체 면적은 한반도와 비슷한 약 22만㎢이며, 이 가운데 80%가 브라질에 속하고 나머지는 볼리비아와 파라과이에 걸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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