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열대늪지 브라질 판타나우 화재·가뭄 대재앙
전체 산림 10% 이미 불에 타
화재로 강물 마르며 강 수위 5년만에 최저 수준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세계적인 열대 늪지인 브라질 판타나우 지역에서 극심한 가뭄 속에 화재가 계속되면서 재앙적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12일(현지시간) 국영 뉴스통신 아젠시아 브라질에 따르면 판타나우 지역에서 수개월째 계속되는 가뭄과 화재가 중서부 마투 그로수주와 마투 그로수 두 술주의 풍경까지 바꾸고 있다.
수십 년 만에 가장 심한 가뭄으로 강의 물줄기가 말라버리는가 하면 화재 때문에 생긴 연기가 숲을 뒤덮으면서 자연경관을 해치고 있다.
마투 그로수 두 술 환경연구소의 레오나르두 삼파이우 수자원국장은 전날 공개한 보고서를 통해 판타나우 일대 강의 수위가 최근 5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내려간 상태라고 말했다.
기상 당국이 적어도 앞으로 몇주 동안 건조한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해 가뭄 사태가 당분간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잇따른 화재는 삼림을 대규모로 불태우고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다. 지난 1∼9일 판타나우에서 발생한 화재는 2천414건으로 한 달 평균치인 1천944건을 크게 웃돌았다.
당국은 판타나우를 이루는 전체 삼림 가운데 10% 이상이 이미 불에 타버린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판타나우의 전체 면적은 한반도와 비슷한 약 22만㎢이며, 이 가운데 80%가 브라질에 속하고 나머지는 볼리비아와 파라과이에 걸쳐 있다.
앞서 마투 그로수주 정부 산하 통합정보센터는 지난 5일 발표한 자체 조사 보고서를 통해 판타나우에서 고의 방화가 잇따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가축 사육을 위한 목초지 확보와 꿀 채취 등을 위해 일부러 지른 불이 대형 화재로 번지고 있다는 것이다.
판타나우에서 발생하는 화재와 연기 때문에 희귀 동물이 서식지에서 쫓겨나는 등 멸종 위기를 맞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브라질 언론은 판타나우 지역 곳곳에서 원숭이와 파충류, 사슴 등 동물의 사체가 불에 탄 채 발견되는 등 처참한 광경이 목격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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