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기술기업들, 시진핑의 '쌍순환' 수용하면서도 기술고립 걱정

입력 2020-09-11 15:42
中기술기업들, 시진핑의 '쌍순환' 수용하면서도 기술고립 걱정

시진핑 5월부터 내수에 초점을 맞춘 쌍순환 경제전략 강조

상당수 기술기업들 기술자립 달성할 '황금기회'로 여겨

'기술고립' 염려하는 시각도…"구소련도 민간 기술 낙후"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중국의 기술기업들은 미중 무역ㆍ기술전쟁과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내건 '쌍순환'(雙循環·이중순환) 경제전략을 수용하면서도 한편에서는 '기술고립'을 걱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쌍순환 전략은 지난 5월부터 시 주석이 제시한 것으로, 해외 시장을 유지하면서도 내수 위주의 자립경제에 집중해 지속적인 발전을 이루겠다는 경제전략이다.



경제전문가들은 쌍순환 전략이 결국 점차 중국에 적대적인 외부환경에 직면해 내수 시장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전략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에 따르면 시 주석은 지난 1일 베이징에서 열린 '중앙 전면 심화 개혁위원회 회의'에서도 거듭 쌍순환 전략이 중국의 새로운 경제 전략이라고 천명했다.

시 주석은 "국내 대순환을 위주로 국내와 국제간 쌍순환이 서로 촉진하는 새로운 발전 구조를 형성하는데 속도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의 쌍순환 전략은 무엇보다 미국과 중국이 무역전쟁에 이어 기술전쟁, 코로나19 책임론 공방, 홍콩과 대만 문제, 남중국해 문제 등 전방위적인 갈등을 빚는 상황을 반영한 전략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기술분야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화웨이(華爲)와 텐센트(騰迅·텅쉰)와 같은 중국의 기술기업들을 표적으로 삼아 제재를 가속화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의 대다수 기술기업은 미국의 탈동조화(디커플링) 위협에 맞서기 위한 시 주석의 쌍순환 전략을 받아들이면서 첨단 제품의 국내 생산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상당수의 기술기업은 지정학적 도전을 상쇄하기 위해 국내 기술 발전에 초점을 맞추는 중국 정부의 전략을 기술자립을 이룰 수 있는 '황금 기회'로 여기고 동참하고 있다.

11일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광전자 기기 제조회사인 '둥관 VIDE 테크놀로지'의 중무셩 창업자는 "과거 몇 년과 비교할 때 우리는 수입 부품을 국내 부품으로 대체하는 데 적극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많은 기업이 중국산 부품을 사용하는 것을 걱정했지만, 지금은 상당히 생각이 바뀌었다"고 덧붙였다.

드론(무인기) 스타트업인 '심투 텍'의 아론 장 설립자도 자신의 회사가 미국에서 반도체 칩과 핵심부품을 수입하고 있지만 미·중 사이에 완전한 탈동조화(디커플링)가 이뤄질 때를 대비해 국내 대체 공급업체의 리스트를 만들어 놓았다고 말했다.

반면 화웨이의 엔지니어 출신으로 현재 선전(深천<土+川>)에서 로봇 회사를 운영하는 제임스 양은 국내 시장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쌍순환 전략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중국의 국내 시장이 아무리 크다고 하더라도 중국의 '기술고립'이나 기술분야의 '내적 순환'만을 환영하는 엔지니어나 연구자들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jj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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