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만 대선 불복?…"바이든 패하면 민주당이 불복 우려"
우편투표 방해 의혹에 선거인단 투표 민의 왜곡 지적
대선 전문가 "재선 승리 인정받으려면 공정 선거 보장해야"
(서울=연합뉴스) 박인영 기자 =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패할 경우 대선 불복 사태가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선 전문가 리처드 해슨 어바인 캘리포니아대(UC Irvine) 교수는 10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낸 기고문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패배에 불복한 가능성에 대한 우려만큼이나 민주당이 트럼프의 승리에 불복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해슨 교수는 특히 올해 대선에서는 민주당이 부정 선거를 우려할 만한 요인이 늘었다며 그 이유 중 하나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대확산을 꼽았다.
코로나19 탓에 예비선거가 지연되기도 하고 투표소 운영에 필요한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투표소들이 문을 닫거나 통합되면서 이번 대선에서 우편 투표의 비중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우편투표가 '사기 투표'라는 주장을 펴면서 자신이 패할 경우 대선 결과를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줄곧 시사해왔다는 점이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유권자들에게 우편 투표용지를 배달하는 업무를 전담할 연방우체국(USPS) 국장에 자신의 측근을 앉힌 것도 민주당으로서는 트럼프의 대선 승리 결과를 신뢰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최근 노사 분규로 우편물 배달이 지연되는 사태가 발생하자 일각에서는 트럼프 측이 고의로 투표용지 배달과 수거를 지연시키려 한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한다.
해슨 교수는 "선거 진행을 위한 적절한 재정지원이 없다면 선거가 엉성하게 이뤄질 가능성이 커지고 선거의 공정성에 대한 우려도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외에도 민의를 왜곡한다는 비판을 받는 미국의 독특한 선거인단 간접선거제도도 민주당의 고민을 더한다.
미국 대선에서는 주별 '승자독식' 방식에 따라 전국 득표수에서 뒤지더라도 선거인단 확보에서 앞서는 후보가 승리할 수 있다.
미국의 저명한 통계학자이자 정치분석가인 네이트 실버는 바이든 후보가 전국 투표 득표수에서 1% 미만으로 앞설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여전히 선거인단에서 우세할 가능성이 94%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했다.
또 바이든 후보가 트럼프 대통령보다 전체 득표수에서 3% 이상 앞서지 않을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인단 투표에서 승리할 가능성은 여전히 50% 이상이라고 봤다.
해슨 교수는 "만약 한쪽에서 다른 쪽이 계속 부정행위를 한다고 여기게 된다면 이는 민주주의의 기본 전제를 약화시킨다"며 "공정 선거의 외형을 갖추는 가장 좋은 방법은 실제로 공정하게 선거를 진행하는 것"이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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