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 총리 "푸틴, 나발니 사건 조사위 설립 언급"…러시아는 부인

입력 2020-09-10 19:02
伊 총리 "푸틴, 나발니 사건 조사위 설립 언급"…러시아는 부인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 독살 시도 의혹 사건과 관련해 조사위원회를 만들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가 전했다.

콘테 총리는 10일(현지시간) 발간된 이탈리아 일간 '일 폴리오'(Il Foglio)와의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이 (최근의 대화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규명하고자 한다고 말했다"면서 "이를 위해 조사위원회를 설립하고 독일 정부와도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고 공개했다.

콘테 총리는 이어 "우리는 이 사건을 독살 시도로 규정하고 러시아 정부의 설명을 요청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입장을 같이 한다"면서 "전 세계는 러시아의 설명을 기다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협력만이 이번 사태가 유럽연합(EU)과 러시아 간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하는 최선의 길"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다만, 러시아 당국은 콘테 총리의 인터뷰에 내용에 대해 푸틴 대통령과의 대화 과정에서 오해가 있었을 수 있다며 이를 부인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취재진에 나발니 사건을 범죄로 보고 수사할 만한 어떠한 근거도 없으며 독살 시도가 있었다는 명확한 증거 역시 아직 없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푸틴 대통령의 정적으로 꼽히는 나발니는 지난달 20일 러시아 국내선 항공기에서 갑자기 쓰러져 혼수상태에 빠졌다.

그는 이틀 뒤 독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아왔고 지난 7일 의식을 되찾았다.

독일 당국은 검사 결과 나발니가 구소련시절 사용된 신경작용제 노비촉에 노출됐다며 독살 시도가 있었다는 나발니 측 주장에 힘을 실었으나 러시아 정부는 독극물 흔적이 없다면서 이를 부인하고 있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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