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희소식 두가지…"항체수명 길고 T세포는 강하다"

입력 2020-09-10 16:25
수정 2020-09-10 16:36
코로나19 희소식 두가지…"항체수명 길고 T세포는 강하다"

면역 연구결과들에 조심스러운 낙관론

"회복자들에게 항체 4개월 이상 지속"

"면역력 높이는 T세포도 의외로 강력"

아스트라제네카 차질은 백신개발의 다반사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을 끝낼 백신 개발의 기대를 높이는 연구 결과가 잇따라 발표돼 눈길을 끌고 있다.

코로나19에 확진됐다가 회복된 이들이 보유한 항체의 수명이 4개월 이상인 것으로 확인됐고, 항체를 만드는 면역에 관련된 T세포 반응도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대한 기대를 조심스럽게 낙관해도 되는 연구 결과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9일(현지시간)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을 끝낼 백신 개발에 있어 최근 잇따라 발표된 연구 결과는 고무적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와 관련해 34개 백신의 개발 경과를 추적 중이지만, 이들 백신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별개의 문제다.

영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가 이날 임상시험 참가자 중 한명에게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질환이 발견돼 임상시험을 잠정 중단한 데서 볼 수 있듯이 백신 개발은 노력이 반드시 보상을 가져다주지 않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많은 연구가 진행됐는데도 뎅기열에 대해서는 불완전한 백신밖에 개발되지 못했고,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개발은 1987년 시작됐지만, 아직도 완료되지 못했다.



이에 비해 코로나19 백신의 개발 전망은 희망적인 편이다.

최근 아이슬란드 회사인 '디코드 지네틱스' 소속 연구팀이 뉴잉글랜드 의학저널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코로나19에 걸렸다가 회복된 1천200명의 아이슬란드인 중 90% 이상은 코로나19 항체를 4개월이 지난 후까지 보유한 것으로 집계됐다.

연구팀은 코로나19 회복자들을 감염 직후와 4개월 후 검사한 결과 이런 결과를 얻었다.

회복자 중 중증이어서 입원했던 이들은 더 높은 수준의 항체를 보유한 것으로 확인됐다. 중증 증상을 겪을 위험이 큰 남성과 고령자들도 마찬가지였다.

코로나19 항체의 수명이 4개월 이상이라는 것은 그만큼 백신도 장기간 면역 효과를 지속할 수 있을 것이고, 찾기도 상대적으로 쉬울 것이라는 점에서 희소식이라고 이코노미스트는 평가했다.



영국 의학연구위원회(MRC) 소속 면역학자인 타오 동이 이끄는 연구팀이 자연면역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코로나19 경증 환자 28명, 중증 환자 14명, 건강한 사람 16명의 혈액샘플을 비교한 결과, 감염자들에게 강한 T-세포 반응이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T세포는 항체를 만드는 면역에 관련된 림프구다.

연구팀은 이들 T세포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8가지 부분을 인식한다는 점을 발견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이런 발견이 백신 개발을 정교히 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알 에드워즈 리딩대 면역학자는 "코로나19에 대한 면역반응은 대체로 기대한 대로 작동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런 상황이 지속한다면 장기간 면역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는 백신 개발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조심스럽게 낙관한다"면서 "하지만, 면역학은 한 번도 예측할 수 있는 학문이 아니었기에 축하하기에는 이르며 백신은 실제로 현실 세계에 시험해볼 때까지는 효과가 있을지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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