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리비아, 국제형사재판소에 "모랄레스 '도로 봉쇄' 수사해달라"
볼리비아 정부 "봉쇄 시위 탓에 산소공급 등 차질 생겨 40여 명 사망"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볼리비아 임시 정부가 에보 모랄레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도로 봉쇄 시위와 관련해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수사를 요청했다.
네덜란드 헤이그에 위치한 ICC의 파투 벤수다 검사장은 9일(현지시간) 볼리비아 정부로부터 공식적으로 수사 개시 요청을 받았다고 전했다.
지난달 볼리비아 전역에서는 모랄레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대통령 선거 일정 연기에 항의하며 주요 도로를 막고 시위를 벌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이유로 5월에서 9월로 연기됐던 대선이 또다시 10월로 연기되자, 시위대는 우파 임시 정부가 집권을 연장하려 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9일간 이어진 봉쇄 시위로 볼리비아에선 물류 등에 차질이 생겼다.
특히 임시 정부는 도로 봉쇄로 인해 의료 장비와 산소가 제대로 공급되지 못해 40명 넘는 이들이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그러면서 현재 아르헨티나에 망명 중인 모랄레스 전 대통령과 그가 이끄는 좌파 정당 사회주의운동(MAS)의 주요 인사들이 시위를 선동해 "고의로 신체적·정신적 고통과 심각한 손상을 야기"하는 반인륜 범죄를 저질렀다고 말했다.
ICC는 관할권 등을 검토해 수사 개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10월 18일 볼리비아 대선은 지난해 10월 대선이 모랄레스 전 대통령의 부정 시비로 무효가 되고 모랄레스가 쫓기듯 물러난 뒤 1년 만에 다시 치러지는 선거다.
14년 가까이 집권한 모랄레스 전 대통령을 계승할 MAS 후보 루이스 아르세 전 장관이 자니네 아녜스 임시 대통령을 비롯한 여러 반(反) 모랄레스 후보들과 겨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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