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방위상, 북·중 위협 거론하며 "인도태평양 역내협력 필요"
미 싱크탱크 대담…"북, 미사일 능력 급격히 발전…주의 기울여야"
(워싱턴=연합뉴스) 임주영 변덕근 특파원 =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방위상은 9일(현지시간) 북한과 중국을 일본에 대한 안보 위협으로 거론하면서 인도태평양 지역 국가들의 협력 강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고노 방위상은 이날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와 가진 화상 대담에서 "북한은 미사일 능력을 급격하게 발전시키고 있다"며 "우리는 그들의 의도에 훨씬 더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이 북한의 탄도미사일 방어를 위해 이지스 어쇼어 방어 시스템 배치를 추진했지만, 최근 안전상 이유로 이를 철회했다고 말했다. 일본은 2017년 말 북한의 탄도미사일 공격 가능성에 대비한다는 명분으로 지상 배치형 탄도미사일 요격 체계인 미국산 이지스 어쇼어 2기 도입을 결정하고 배치를 추진하다가 지난 6월 기술적 결함을 이유로 배치 중단을 결정했다.
고노 방위상은 "중국은 지난 30년 동안 방위비 지출을 급격히 늘려왔다"면서 중국 국방예산이 30년간 44배 증가했으며 현재 국방 지출은 일본의 4배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일본에 안보 위협이 됐다"며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인식을 같이하는 국가들이 공동 대응 역량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중국의 확장을 견제하기 위해 중국이 국제적 규칙과 규범을 위반할 때 대가를 지불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렇게 하기 위해 미국 혼자서는 그걸 할 수 없다. 미국과 일본만으로는 그걸 할 수 없다"며 "더 큰 지역적 메커니즘 또는 글로벌 메커니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역내 4각 안보협력체인 '쿼드'(미국·일본·호주·인도)와 관련, "이 메커니즘은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이라는 발상에서 시작됐다"며 "자유롭고 개방된 해양 질서는 4개국뿐만 아니라 많은 나라의 경제적 번영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어느 나라든지 같은 비전을 공유한다면 환영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당장 이를 확대해 공식 기구화하는 것에 대해서는 "곧 그렇게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앞서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은 지난달 31일 열린 포럼에서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쿼드에 한국·베트남·뉴질랜드 3개국을 포함해 논의를 해왔다면서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유럽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처럼 강력한 다자기구가 필요하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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