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착용거부 승객 행패로 日국내선 여객기 임시착륙

입력 2020-09-09 08:03
수정 2020-09-09 18:30
마스크 착용거부 승객 행패로 日국내선 여객기 임시착륙

'마스크를 써 달라'고 하자 "서면으로 요청하라"며 거부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일본 국내선 여객기에서 마스크 착용을 거부하는 승객이 행패를 부려 비행경로를 변경해 임시 착륙하는 소동이 발생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지난 7일 낮 홋카이도 구시로(釧路)공항을 출발해 간사이(關西)공항으로 가던 피치 에비에이션 여객기에서 한 남성 승객이 마스크를 쓰지 않겠다며 행패를 부렸다.

이 승객은 구시로공항 이륙 전에도 객실승무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마스크를 써 달라고 하자 "서면으로 요청하라"며 거부했다.



이 남성은 자신의 행패로 예정 시간보다 45분가량 늦게 이륙해 비행 중이던 기내에서도 마스크 착용을 계속 거부하면서 고함을 치는 등 승무원을 상대로 위압적인 행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다른 승객이 마스크를 안 쓴 사람 가까이에 앉는 것이 싫다고 하자 "모욕죄"라고 소리를 지르는 등 난동을 이어갔다.

이에 참다못한 기장은 항공법상의 안전저해 사태가 발생했다고 판단해 운항 경로에 있던 니가타(新潟)공항에 임시착륙한 뒤 이 승객을 강제로 내리게 했다.

전일본공수(ANA)홀딩스 계열 저비용항공사인 피치 에비에이션 측은 "안전을 최우선으로 대응했다"며 "마스크 착용이 (법적) 의무는 아니지만 코로나19 감염 방지를 위해 계속해서 승객들에게 착용을 요청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교도통신은 마스크 쓰는 것이 문제가 되어 여객기가 임시착륙한 것은 일본에서 처음 있는 일이라며, 이 소동으로 승객 120여명이 간사이공항 도착까지 2시간가량 시간 손실을 봤다고 전했다.



parks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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