넬슨 만델라 재단, '트럼프 만델라 비하' 폭로에 반발(종합)
남아공 집권당 ANC도 트럼프 강력 규탄 "가장 무례한 사람"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남아프리카공화국 넬슨 만델라 재단은 7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남아공 최초 흑인 대통령인 만델라를 비하했다는 폭로가 나온 것과 관련해 강하게 반발했다.
만델라 재단은 이날 웹사이트 보도자료에서 "마이클 코언의 책 '불충한'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특히 넬슨 만델라를 비롯한 아프리카 지도자들에 대해 했다는 발언에 주목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처럼 행동하는 지도자들이 마디바(존경받는 어른이라는 뜻의 만델라 존칭)의 생애와 업적에 대해 권위 있는 코멘트를 할 위치에 있다고 믿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지난 5일 워싱턴포스트(WP)가 발췌한 코언의 책 내용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흑인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에 대한 불평을 늘어놓던 중 만델라까지 싸잡아서 '흑인 지도자들이 다스리는 나라는 모두 엉망'이며, 심지어 아파르트헤이트(남아공 흑인차별정책) 시절이 좋았다고 하는 대목이 나온다.
남아공 집권당 아프리카민족회의(ANC)도 8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했다는 발언은 만델라의 성취에 대한 언급으로서 적절치 않다고 비판했다.
ANC는 성명에서 "전 세계 자유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이러한 모욕에 경악한다. 그 모욕은 스스로 유능한 리더십의 모델이 아닌 사람에게서 나왔기 때문"이라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대통령으로서 가장 "분열을 초래하고, 여성을 혐오하며 무례한 사람"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트럼프의 정책과 만델라의 "평화와 정의로운 사회에 대한" 헌신은 극명하게 대조된다고 ANC는 강조했다.
코언은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로 약 10여년간 해결사 역할을 하는 '집사'였지만 2018년 '러시아 스캔들' 특검 수사에 협조하면서 그에게 등을 돌렸다. 그의 책 '불충한, 회고록: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전 개인 변호사 마이클 코언의 실화'는 8일 출간된다.
만델라 재단은 마디바의 어록을 인용해 "훌륭한 리더는 논쟁에 솔직하고 철저히 참여할 수 있다. 마지막에 그와 맞은편이 더 가까워지고 더 강해져 나온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라면서 "당신이 교만하고 피상적이며 정보를 갖지 못하고 있을 때는 그런 생각을 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 말들을 트럼프 대통령이 유념하길 권고한다"고 덧붙였다.
만델라는 1994년 당시 최초의 흑인 대통령으로서 인종차별을 강제해온 백인 소수정권을 종식시키고 1999년까지 남아공을 다스렸다. 그는 2013년 타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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