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트업 수요 덕에'…3분기 TV·가전 코로나 딛고 호조
삼성·LG, 해외 온라인 판촉 강화 "TV 판매 23% 늘 것"
의류관리·건조기 등 건강가전도 '쑥쑥'…3분기 실적 견인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재확산세가 거센 가운데서도 글로벌 TV·가전 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다.
TV와 건강가전 등에 대한 국내 수요가 탄탄한 데다 코로나 대유행에 따른 펜트업(pent up·억눌린) 수요가 3분기에 본격화되면서 판매량이 크게 증가한 것이다.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 등이 해외 온라인 채널 등을 통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것도 실적 개선에 한몫하고 있다.
◇ 3분기 펜트업 소비 본격화…TV 온라인 판매비중 증가
7일 업계에 따르면 3분기 TV와 가전제품 판매가 예상보다 호조를 띠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재택근무와 원격 수업 등 언택트(비대면) 확대로 '집콕' 수요가 늘면서 TV와 가전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시장의 TV 판매가 크게 늘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3분기 TV 출하 대수가 총 5천580만대(잠정치)로 2분기(4천537만대)보다 23%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작년 3분기(5천480만대)보다도 많다.
특히 글로벌 TV 시장에서 1,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2분기보다 6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 삼성과 LG는 북미 등 각국의 코로나 보조금 지급 등에 따른 펜트업 수요를 흡수하기 위해 온라인 판매와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
미국의 대형 가전 유통업체 베스트바이 온라인 홈페이지에는 양 사의 TV와 냉장고·세탁기 등 할인품목이 다수 올라와 있다.
가전업계의 한 관계자는 "북미지역 코로나 보조금이 TV·노트북 등의 판매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며 "사회적 거리 두기와 제조업체들의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온라인 시장이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KB증권은 삼성과 LG TV의 온라인 판매 비중이 2019년 10%에서 올해 상반기 20%로 늘어난 데 이어 하반기에는 30%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 에어컨 부진 속 의류케어 등 신가전 판매 호조
국내를 중심으로 신(新)가전으로 불리는 의류청정기·건조기 등 판매도 늘고 있다.
역대 최장의 장마로 인해 에어컨 판매량이 많이 감소했지만 프리미엄 건강가전 등이 성장세를 보이며 일부 상쇄하는 모양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그랑데 AI' 건조기의 경우 지난달 판매량이 작년 동기 대비 80% 늘고, 올해 8월까지 누계도 작년보다 70% 가까이 증가했다.
LG전자의 대표 의류가전 '트롬 스타일러 플러스' 대용량은 올해 누적 판매량이 작년 동기보다 30% 증가했다.
증권가에서는 3분기 TV와 가전 판매 호조가 양사의 실적 개선에 긍정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본다.
KB증권은 "삼성과 LG의 3분기 TV·가전부문 합산 영업이익이 각각 8천억원을 넘어서면서 근래 가장 높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4분기 이후 시장은 관측이 엇갈린다.
통상 4분기에는 블랙프라이데이 등 대형 이벤트가 있어 최대 성수기로 분류되는 만큼 연말까지 양호한 실적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은 편이다.
그러나 코로나로 경기 침체가 지속된다면 장담할 수 없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삼성전자 김현석 사장(CE부문장)은 7월 언론과 만난 자리에서 "세계 경기, 소비자심리, 실업률에 영향받는 게 4분기"라며 "펜트업 수요로 3분기까지는 실적이 양호하겠지만 코로나가 계속될 경우 4분기 이후에는 보복 소비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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