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나발니 신경안정제 중독 사실이면 매우 화날 것"
"아직 증거 못 봤다…곧 자료들 검토할 것"
"중국·인도 국경문제 해소에 도움 줄 준비돼 있어"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러시아 야권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독극물에 중독됐다는 독일의 발표에 대해 "사실이라면 매우 화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AFP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그는 독일 정부의 발표에 관한 견해를 묻는 말에 "사실이라면 매우 심각하게 봐야 한다"며 "비극적이고 끔찍하며 일어나선 안 될 일"이라고 비판했다.
또 "아직 관련 증거를 직접 보지는 못했다"면서도 "앞으로 며칠 동안 많은 문서와 수치 자료를 받을 텐데 이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독일이) 필요한 조처를 한다고 해도 나는 괜찮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독일 정부는 지난 2일 자국 연방군 연구소의 검사 결과 나발니가 신경작용제인 노비촉(Novichok)에 중독됐다는 '명백한 증거'가 발견됐다며 러시아 당국의 독살 시도가 있었음을 시사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적으로 꼽히는 나발니는 지난달 20일 러시아 국내선 기내에서 갑작스럽게 의식을 잃어 시베리아 옴스크의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후 그는 독일 시민단체가 보낸 항공편으로 지난달 22일 베를린에 도착해 현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유럽연합은 독일 정부의 발표가 나오자 러시아 정부를 규탄하며 필요한 경우 러시아에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러시아는 나발니가 국내 병원에서 검진받았을 때 독성 물질이 검출되지 않았다며 독살 시도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한편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국경 문제로 인한 중국과 인도의 갈등을 해소하는데 미국이 개입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인도와 중국을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며 "무엇이든 할 수 있다면 개입해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인도군과 중국군은 지난 6월 라다크 지역 갈완 계곡에서 충돌해 수십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후 양국은 군사 회담 등을 수차례 열고 주요 분쟁지 부대 철수에 합의했지만 두드러진 진전은 없는 상태다.
yo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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