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남성 두 여성 살해 후 수년간 냉장고 보관

입력 2020-09-04 12:18
수정 2020-09-04 12:50
영국 남성 두 여성 살해 후 수년간 냉장고 보관

집 비운 사이 경찰이 찾아와 발견

남성은 범행 부인했지만 법원은 종신형 선고



(서울=연합뉴스) 김유아 기자 = 영국 남성이 두 명의 여성을 살해한 후 수년간 냉장고에 보관해보다 뒤늦게 발각돼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4일 BBC 방송에 따르면 영국 서더크 크라운 법원은 전날 여성 두 명을 잔인하게 폭행한 뒤 살해하고 시체를 몇 년간 자신의 집 냉장고에 유기한 혐의로 자힛 유니스(36)에게 종신형을 선고했다.

수년간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았던 범행은 지난해 4월 경찰이 런던 동부의 캐닝 타운에 있는 유니스의 집을 방문했다가 발각됐다.

경찰은 당시 유니스가 없는 그의 집으로 들어갔는데, 열쇠로 잠긴 냉장고와 그 주변을 맴도는 파리 떼를 보고 본능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보고 냉장고를 열어보았던 것이다.

냉장고를 열었을 때 처음에는 한 여성의 시신만 발견했으나 나중에 X레이 검사를 통해 아랫부분에 다른 한 구의 시신이 있음을 추가로 확인했다.

유니스의 첫 번째 희생자는 헝가리에서 온 헨리에트 수즈(32)로 유니스와 동거하며 사랑한 사이였으나 2016년 이후 실종됐다.

수사기관은 유니스가 냉장고를 구매한 2016년 11월 직전에 수즈를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냉장고는 시신을 숨기기 위해 용도였다고 분석했다.

두 번째로 피해 여성은 2018년 5월 이후 종적을 감춘 세 아이 엄마 미흐리칸 무스타파(38)로 확인됐다.

검찰은 법정에서 "피해 여성들은 집이 없거나 약물 중독을 앓는 등 열악한 환경에서 지내오던 취약 계층이었다"고 전했다.

시신을 조사한 결과 유니스는 이들을 살해하기 전 심각한 폭행을 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수즈의 두개골은 심하게 훼손돼 있었으며, 무스타파의 흉골과 후두는 부러져 있었다. 두 명 모두에게서 다수의 갈비뼈 골절도 발견됐다.

그러나 유니스는 범죄 혐의를 부인했다.

그는 "밖에 있다 집에 오자 수즈가 죽어 있었다. 무서워서 신고하지 않고 냉장고에 시신을 보관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즈의 시신을 냉장고에 넣을 때 자신을 도와줬던 한 남성이 나중에 무스타파의 시신도 함께 넣으라고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4주 연속 이번 재판을 지켜본 배심원들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16시간에 걸친 논의 끝에 유니스를 사회에서 영원히 격리하라고 선고했다.

유니스는 2002년부터 10대 여성들을 대상으로 폭행 또는 강간한 혐의 등으로 조사를 받은 전력이 있었다.

무스타파의 친언니는 "신께 감사하다. 유니스는 절대 감옥에서 나오지 못할 것"이라며 "두 아름다운 여성을 죽이고도 유니스는 양심의 가책도 보이지 않았다"면서 분노했다.



ku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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