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바이든, 두달앞 대선 승부처 공략사활…경합주 잇단 방문

입력 2020-09-04 00:51
수정 2020-09-04 01:29
트럼프-바이든, 두달앞 대선 승부처 공략사활…경합주 잇단 방문

코로나19에도 활발한 대외행보…6개 경합주 여론조사 격차 압축 양상

'법질서 강화 대 코로나19 대응실패' 선거구도 싸움도 치열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오는 11월 3일 대선을 두달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승부처로 꼽히는 경합주 공략에 사활을 걸고 '올인'하다시피 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제약에도 불구하고 '스윙 스테이트'로 불리는 경합주의 판세를 유리하게 만들기 위해 시간과 자금을 쏟아부으며 표심 잡기에 손발을 걷어붙인 양상이다.

이번 대선에서는 2016년 대선 때 트럼프 대통령이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에게 작은 표차로 승리한 미시간, 위스콘신, 펜실베이니아 등 '러스트벨트' 3개주와 노스캐롤라이나, 플로리다, 애리조나 등 남부 3개주가 대표적인 경합주로 꼽힌다.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양당의 전당대회 국면이 끝난 이후 일정만 봐도 두 후보가 경합주에 얼마나 신경을 쏟는지 쉽게 알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들어 1일 위스콘신, 2일 노스캐롤라이나를 찾은 데 이어 3일에는 펜실베이니아주를 방문한다.

러닝메이트인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1일 펜실베이니아에 이어 이날 노스캐롤라이나를 찾는다.

지난 3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델라웨어주 집에서 두문불출하며 '자택 선거운동'을 벌여온 바이든 후보도 최근 대외 행보를 재개했다.



바이든 후보는 지난달 31일 펜실베이니아주를 방문한 데 이어 이날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틀 전 다녀간 위스콘신주 커노샤를 찾는다.

바이든 후보는 미국 노동절인 7일 이후 외부 일정을 시작한다는 말도 있었지만 예상보다 행보가 빨라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두 후보의 이런 움직임은 경합주 여론의 흐름이 심상치 않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미 대선은 전국 득표수가 아니라 주별 선거인단 확보수를 기준으로 대통령을 선출해 경합주 투표 결과가 사실상 당락을 결정한다. 2016년 대선 때 힐러리 후보가 전국 득표에서 앞섰지만 선거인단 수에서 밀려 패배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정치분석매체 리얼클리어폴리틱스의 각종 여론조사 집계에 따르면 바이든 후보는 지난 1일 기준 전국 단위로 49.6%의 지지율로 트럼프 대통령(42.4%)을 7.2%포인트 차로 따돌리고 있다.

그러나 경합주로 들어가면 상황이 다르다. 바이든 후보의 6개 경합주 평균 지지율은 이날 기준 48.4%로 트럼프 대통령(45.1%)과 격차가 3.3%포인트로 줄어든다. 지난 7월 24일 6.3%포인트까지 벌어진 격차가 점점 좁혀진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바이든 후보 입장에서 쫓기고 있다는 우려가 생기고, 반대로 트럼프 대통령은 경합주 표심을 뒤흔들면 승산이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



미국 대선 전략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정치 광고도 경합주에 집중적으로 투하하는 양상이다.

CNN방송에 따르면 트럼프 대선 캠프는 9월에 4천870만달러(579억원)의 TV 광고를 예약해놨다. 이중 플로리다(1천200만달러), 노스캐롤라이나(560만달러), 펜실베이니아(520만달러) 등 경합주 비중이 높다.

바이든 캠프 역시 5천320만달러(633억원)의 TV 광고를 확보한 가운데 플로리다(930만달러), 미시간(730만달러), 노스캐롤라이나(700만달러), 펜실베이니아(640만달러), 애리조나(610만달러) 등 경합주에 집중 지출한다.

두 후보의 대치 전선도 점점 분명해지는 양상이다. 경합주, 그것도 교외 지역의 유권자와 무당파를 겨냥한 선거구도 싸움이 치열하게 벌어지는 것이다.

지난달 흑인 남성 제이컵 블레이크가 세 아들이 보는 앞에서 경찰 총격을 받은 사건이 발생한 이후 위스콘신주 커노샤에서 촉발된 시위 사태에 대처하는 두 후보의 상반된 태도가 대표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위 도중 발생한 폭력 사태에 초점을 맞추고 '법과 질서의 대통령' 이미지를 내세우며 바이든 후보가 집권한다면 미국이 더 불안해질 것이라고 몰아붙인다.



반면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의 분열적 언행이 인종차별 항의 시위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면서 경찰개혁과 인종차별 해소 등 치유를 키워드로 내세우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 역시 바이든 후보가 트럼프 대통령의 대응 실패론을 집요하게 제기하며 '트럼프 심판론'의 핵심 소재로 활용하는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대응이 유효했다면서 백신 조기개발에 상당한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최근 여론조사 흐름에 대해 바이든 후보가 전국 기준 폭넓은 우위를 보인다면서도 일부 경합주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는 조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깜박거리는 희망의 빛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jbr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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