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들어 가는 '지구의 허파' 아마존…지난달 화재 2만9천여건

입력 2020-09-03 00:58
타들어 가는 '지구의 허파' 아마존…지난달 화재 2만9천여건

8월 기준 작년에 이어 최근 10년 사이 두번째로 많아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지구의 허파'로 불리는 아마존 열대우림에서 화재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

2일(현지시간) 브라질 과학기술혁신부 산하 국립우주연구소(INPE)에 따르면 지난달 아마존 열대우림에서 발생한 화재는 2만9천307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8월을 기준으로 지난해 8월(3만901건)에 이어 최근 10년 사이 두번째로 많은 것이며, INPE의 조사에서 나온 8월 평균인 2만6천건을 크게 웃도는 것이다.

또한 2018년 8월(1만421건)과 비교하면 3배 가까이 많은 것이다.



브라질 정부가 아마존 열대우림 보호 정책을 주도할 목적으로 구성한 아마존 위원회를 이끄는 아미우톤 모우랑 부통령은 지난달 화재가 지난해 8월보다 5% 줄어든 점을 강조하고 있으나 군병력까지 동원하며 단속 활동을 벌여온 사실을 고려하면 실적을 내세우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환경 전문가들은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 정부의 아마존 열대우림에 대한 인식과 환경정책에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아마존 열대우림이 화재로 파괴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난달 11일 아마존 지역 국가 정상들과 화상대화를 통해 "아마존 열대우림이 불타고 있다는 비난은 거짓말"이라면서 "아마존 열대우림의 현실은 언론 보도나 외국 정부의 비판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히카르두 살리스 환경부 장관도 환경보호보다 경제적 개발 이익을 우선하는 행보로 국내외로부터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살리스 장관은 지난 5월 시민사회와 언론이 코로나19 대응에 관심을 집중하는 상황을 이용해 환경과 관련된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해 논란을 자초했다. 지난달 28일에는 아마존 열대우림과 세계적 열대늪지 판타나우에서 진행되는 불법 벌목과 방화 행위 단속을 중단하고 환경부 산하 환경기구의 예산 6천만 헤알(약 132억 원)을 동결하겠다고 발표했으나 거센 비난을 의식한 모우랑 부통령이 이를 철회했다.



INPE의 자료를 기준으로 지난 한 해 동안 아마존 열대우림에서 발생한 화재는 8만9천178건이었다.

2018년의 6만8천345건보다 30%가량 늘었고, 최근 10년을 기준으로 하면 2017년(10만7천439건)과 2015년(10만6천438건)에 이어 세 번째로 많았다.

올해 들어서도 상반기에만 1만395건의 화재가 발생해 지난해 상반기의 8천821건보다 18% 가까이 증가했다.

아마존 열대우림은 브라질·볼리비아·콜롬비아·에콰도르·가이아나·페루·수리남·베네수엘라·프랑스령 기아나 등 9개국에 걸쳐 있다.

전체 아마존 열대우림 가운데 브라질에 속한 지역은 '아마조니아 레가우'(Amazonia Legal)로 불리며, 국토의 59%를 차지한다.

fidelis21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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