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소비자물가 0.7%↑…코로나·장마에 채소 등 식품가격 급등(종합)
농축수산물 10.6%↑, 3년 만에 최대 상승
전세 0.4%↑, 월세 0.2% ↑…월세 2017년 2월 이후 최대 상승폭
(세종=연합뉴스) 차지연 정수연 기자 =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7%를 기록하며 5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을 보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집밥 소비 증가와 장마·집중호우 영향으로 농·축·수산물 가격이 3년 만에 가장 많이 올랐다.
2일 통계청의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8월 소비자 물가지수는 105.50(2015=100)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0.7% 상승했다.
이는 지난 3월(1.0%)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1∼3월 1%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4월 0.1%, 5월 -0.3%로 내려갔다가 6월부터 다시 상승 흐름을 탔다. 6월 0.0%, 7월 0.3%에서 지난달에는 0.7%로 상승폭을 확대했다.
다만 저물가 기조는 여전하다.
이두원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7%로 올랐으나 높은 수준은 아니다"며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에 저물가가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품목별로 보면 상품은 1.2% 상승했다.
특히 농·축·수산물은 10.6% 상승했는데 이는 2017년 8월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채소류가 28.5% 오르면서 농산물이 12.1% 상승한 영향이 컸다. 채소류 상승폭은 2016년 11월(32.9%) 이후 최대다.
축산물도 10.2%의 높은 상승률을 보였고 수산물도 6.4% 올랐다.
반면 공업제품은 0.4% 하락했다. 이 중 석유류가 국제유가 하락에 따라 10.0% 내렸다. 가공식품은 1.4% 올랐다. 전기·수도·가스는 4.4% 하락했다.
서비스는 0.3% 상승해 상승폭이 상품보다 작았다.
서비스 중 개인서비스는 1.1% 올랐다. 외식이 0.5%, 외식 외가 1.5% 각각 상승했다.
공공서비스는 1.8% 내렸다.
집세는 0.3% 올랐다. 전세(0.4%)와 월세(0.2%)가 모두 상승했는데, 전세는 2019년 3월(0.5%) 이후 가장 많이 올랐고 월세는 2017년 2월(0.3%)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을 보였다.
이 과장은 "장마·집중호우로 채소류 가격이 크게 상승하면서 농·축·수산물 가격이 올랐다"며 "긴급재난지원금 효과가 6월 축산물 등 식품에서 나타났는데 8월에도 축산물이 높은 상승률을 보여 영향이 일부 남아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외식과 여행 관련 서비스 등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상승률이 여전히 낮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계절 요인이나 일시적 충격에 따른 물가 변동분을 제외하고 장기적인 추세를 파악하기 위해 작성한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근원물가)는 1년 전보다 0.8% 상승했다.
상승폭이 올해 1월(0.9%) 이후 가장 크지만, 2019년 8월 이후 13개월 연속 0%대에 머물러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는 0.4% 올랐다.
어류·조개·채소·과실 등 기상 조건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0개 품목을 기준으로 산정하는 '신선식품지수'는 15.8% 상승했다. 특히 신선채소가 28.6% 올랐다.
체감물가를 파악하기 위해 전체 460개 품목 가운데 자주 구매하고 지출 비중이 큰 141개 품목을 토대로 작성한 '생활물가지수'는 0.5% 상승했다.
소비자물가에 소유주택을 사용하면서 드는 서비스 비용을 추가한 자가주거비포함지수는 0.6%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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